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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표는 괴로워>취임 한달도 안돼 체력고갈 호소하는 홍준표
“일은 즐기면서 해야하는데…”

지난 22일 여의도 당사에서 확대당직자회의를 마친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내려가는 엘리베이터에 기자와 동승했다. 엘리베이터 중앙에 서서 얼마 동안 입을 굳게 다물고 있던 홍 대표는 이윽고 이같은 혼잣말로 엘리베이터 안의 정적을 깼다. 얼굴에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고, 특유의 강단있는 목소리도 이날만큼은 찾아볼 수 없었다.

홍 대표는 “한 달 동안 매일같이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돌아다니고 했더니 이렇다”며 하소연 아닌 하소연을 했다. 대표 취임 후 지난 한 달 동안의 ‘강행군’이 쉽 일곱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체력적인 부담으로 느껴지는 듯 보였다.

홍 대표는 다시 들으라는 듯 엘리베이터를 내리는 그 직전 순간까지도 “일을 즐기면서 해야 되는데”라며 같은 말을 되내였다. 다음 일정을 위해 차로 향하는 홍 대표의 발걸음도 마냥 무거워보였다.

실제로 홍 대표는 대표 취임 이후 사무총장을 비롯한 당직인선으로 열흘 가량 최고위원들과 팽팽한 신경전을 펼치는 와중에도 대외활동에 나서는 ‘살인적 스케줄’을 소화해왔다. 김정권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인선하는 안건부터 다른 최고위원들과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대표 취임 후 첫 휴일인 10일에는 지도부-정책위원회 워크숍을 진행한데 이어 김영삼 전 대통령을 비롯해 각 당 대표들을 찾았으며, 13일에는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회동을 하기도 했다. 또 관훈클럽 등 언론단체 초청 토론회에 참석하는 한편 노동계와 종교계를 방문, 관계개선을 시도했다. 이어 충남 논산 수해지역에 내려가 복구활동에 참여했다.

모처럼 홍 대표는 지난 24일 취임 직후 첫 휴식을 가졌다. 휴식을 취한 다음 날인 25일 홍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부산에 내려가 저축은행 피해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것에 대해 “민주당은 책임있는 모습으로 보여야지 피해자들 앞에서 정치쇼를 해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당내에서는 홍 대표가 취임 이후 행한 일련의 ‘광폭행보’를 놓고 지난 2∼3년간 무기력했던 한나라당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었다는 긍정적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호평 못지않게 초반부터 앞뒤 재지 않고 ‘가속페달’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또 취임 이후 과욕을 부려 지나치게 빡빡한 일정에 되레 쫓기는 모습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손미정 기자 @monacca>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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