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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사람 내곁에…말많고 탈많은 MB ‘특보정치’
미니내각 방불 ‘8인 체제’ 구축

회전문 비난 불구 친정체제 강화


靑비서실등 기존 참모와 경쟁 구도

지휘계통 이원화 권력누수 우려도


이명박 정부 집권 초ㆍ중반 국정을 주도했던 ‘왕의 남자’들이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특보(특별보좌관)의 명함을 달고 속속 청와대로 복귀, 이 대통령의 ‘특보 정치’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대통령은 21일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문화 특보로 내정했다. 작년 12ㆍ31 개각에서 이동관 전 홍보수석과 박형준 전 정무수석이 각각 언론과 사회 특보로 발탁된 데 이어, 또 한 명의 MB맨이 순장조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이로써 MB정부의 특보단은 기존 멤버인 김덕룡 국민통합, 이현구 과학기술, 오해석 IT, 김영순 여성, 이희원 안보 특보와 함께 8인 체제를 갖췄다.

숫자만 놓고 보면 전ㆍ현직 포함 현재까지 14명으로, 모두 23명이 거쳐 간 노무현 정부에 비해 적지만, 특보들의 화려한 면면은 ‘미니 내각’을 방불케 한다.

이동관 특보는 현 정부에서 대변인과 홍보수석을 지내며 ‘대통령의 입’ 역할을 했고, 박형준 특보는 홍보기획관과 정무수석을 지낸 대표적인 전략통이다. 이 두 사람은 현재 언론과 여론을 수렴하고, 정권 재창출의 밑그림을 그리는 중책을 맡아 대통령에게 수시로 보고서를 전하고 있다. 청와대 공식 라인인 김효재 정무수석과 김두우 홍보수석이 최근 이들과 4인 회동을 갖고 협력을 다짐할 정도로 ‘장외 파워’가 대단하다.

유인촌 특보 역시 2년11개월 ‘장수’ 장관을 지낼 정도로 대통령의 신임이 두텁다. 

왼쪽 위 부터 시계 반대방향으로 김덕룡 국민통합특보, 박형준 사회특보, 유인촌 문화특보, 김영순 여성특보, 이현구 과학기술특보, 오해석 IT특보, 이희원 안보특보, 이동관 언론특보.

여권 관계자는 22일 “문화정책 조언이라는 통상적인 업무를 맡기기 위해 회전문, 측근인사라는 비판을 감수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모종의 역할 지시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청와대 내에서는 “자리 자체만 놓고 보면 주목할 만한 게 없지만 인물들의 무게감이 만만치 않다”면서 “임기 말로 접어든 이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 확대와 정권 재창출을 위한 중장기 계획에 이들의 쓰임새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통령의 숨은 뜻이 무엇이든, 회전문 특보 인사를 지켜보는 주변의 시간은 여전히 곱지 않다.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특보들의 역할이 커질수록 기존 참모들과의 간접적인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면서 “대통령은 이를 통해 임기 말 청와대 분위기를 다잡고 싶겠지만, 오히려 지휘계통이 이원화되면서 힘의 분산과 누수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야권의 핵심 관계자는 “장관을 지내고, 수석을 지낸 측근들을 예외없이 특보 자리에 다시 앉히는 것은 전형적인 보은 인사”라면서 “현 정부 인사를 둘러싸고 강만수 리스크, 이재오 리스크 등의 말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노무현 정부 때도 이병완 홍보수석과 이강철 시민사회 수석, 문재인 민정수석, 이병완 비서실장 등 핵심 참모들이 사퇴 후 특보를 지냈다”면서 “특보들도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위한 조언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춘병 기자@madamr123>

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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