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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靑, 부처갈등 중재 ‘종결자’로 떴다
FTA·등록금·의약품 등

쟁점안 적극 조정 가능성


이명박 대통령이 공직사회의 부처 이기주의와 복지부동, 정치권과의 갈등 등으로 인한 국정 난맥상을 해결하기 위해 ‘청와대 동원령’을 내렸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1일 “지난 20일 타협을 이끌어낸 검ㆍ경 수사권 조정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한ㆍ미 FTA, 대학 반값 등록금, 의약품 슈퍼 판매 등 국민 편익과 관련된 국정 갈등과제 해결을 위해 필요하다면 청와대가 적극적으로 조정 기능을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과학비즈니스벨트와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과정에서 객관적 절차를 강조하며 해당 부처에 일임했지만, 결정이 미뤄지면서 지역 갈등의 골을 키웠다는 비판이 컸던 게 사실이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반값 등록금에 대해 선(先)구조조정-후(後)등록금 지원, 의약품 슈퍼 판매의 경우 품목 종류나 수에 구애받지 않고 일부 품목만이라도 우선 시행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쟁점 해결을 위한 교육과학기술부와 보건복지부 등 주무 부처의 행보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는 또 국회에 계류 중인 한ㆍ미 FTA 비준 동의안과 국방 개혁안을 조속히 처리하기 위해 22일과 23일 국회 통외통위와 국방위 여야 상임 위원들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할 계획이다.

김효재 정무수석은 이날 “청와대 오찬 초청과 관련해 민주당 의원들이 참석해주도록 민주당 측에 정중하게 요청했다”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 참모는 “부처와 국회에서 자율적으로 합의하고 결론을 이끌어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면서도 “다만 국민 편익과 관련된 문제가 부처 이기주의와 정쟁에 발목이 잡혀 한 걸음도 진전되지 못하면 청와대라도 나설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면서 향후 청와대가 적극적으로 갈등과제 해결에 나설 뜻임을 내비쳤다.

앞서 이 대통령도 검ㆍ경 수사권 조정에 대한 정부 합의가 이뤄진 직후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국가적으로 현안이 되는 것은 소극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청와대가 몸을 던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가에서는 청와대의 이 같은 적극적인 행보가 최근 20%대로 곤두박질친 국정 지지도와 임기 후반 레임덕 현상 등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여권 인사는 “이 대통령이 내년 총ㆍ대선을 앞두고 민생에 관한 쟁점들을 직접 풀어내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며 “자칫 누수될 수 있는 국정을 다잡고 공직사회에 일하는 분위기와 긴장감을 조성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 부처 관계자는 그러나 “청와대가 모든 현안에 일일이 개입하는 모습을 보이면 부처는 자연스럽게 청와대만 쳐다보게 된다”면서 “당ㆍ정 간 활로를 열어주고 국회와 긴밀하게 소통하는 등 열린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양춘병 기자/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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