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美-유럽과 한층 가까워진 韓…윤대통령, 親나토로 외교 ‘새판’
선명해진 서방vs중·러 구도…다시 그러진 냉전 전선
핀란드·스웨덴 나토 가입…어려워진 중립외교 ‘상징’
첫 AP4 국가 참여…향후 나토 협력 동참 요구 커질 듯
韓대통령 나토 정상회의 정례 참석 주목 “초청 여부 미정”
이도훈 외교2차관, 내달 초 우크라이나 복구 회의 참석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스페인 마드리드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오후(현지시간) 마드리드 이페마 컨벤션센터에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면담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30일(현지시간) 마무리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로 ‘서방 대 중·러’ 전선이 선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이틀간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면서 미국과 유럽에 한층 가까워진 한국의 외교행보도 신(新)냉전구도 재편 속 새로운 판이 열렸다는 분석도 동반됐다.

나토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채택한 ‘2022 전략개념’에 러시아를 “가장 심각하고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명시했고, 중국에 대해서는 “명시적인 야망과 강압적인 정책이 우리의 이익, 안보, 가치에 도전한다”며 위협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관계 심화에 대해 “규칙에 기반을 둔 국제 질서를 약화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1991년 소련의 붕괴 이후 31년만에 ‘서방 대 중·러’ 구도를 공식화한 것이다.

미중 사이에서 중립·균형외교를 통해 국익 극대화를 모색해 온 한국의 외교 행보에도 변화가 예고됐다. 70여년간 군사 비동맹을 유지해 온 핀란드와 스웨덴이 이번 정상회의에 초청돼 나토에 가입하는 절차를 시작한 것은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중립 외교’가 어려워진 현재의 외교지형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나토는 이번 정상회의에 처음으로 아시아·태평양 4개국(AP4·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을 초청했고, AP4는 별도의 정상회동으로 상징성을 과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책임을 물으려는 국제적 결의와 규칙에 기초한 국제질서를 수호하려는 공동 결단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나토는 전략개념에 인도·태평양 지역 파트너 국가들과의 대화와 협력을 강화한다고 명시했다.

대서양과 태평양의 안보 협력이 이번 나토 정상회의를 통해 연결되면서 향후 AP4 국가들에 나토와 협력에 동참하라는 요구가 커질 전망이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나토 사무차장은 VOA와의 인터뷰에서 “대서양 공동체가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이번 정상회의가 대서양과 태평양 지역의 파트너들이 함께 하는 유일한 회담이 아니길 바라며, 이것이 보다 심도 있는 협력 과정의 시작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의 외교 노선도 새판짜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주(駐)나토대표부를 신설하면서 나토와의 직접 소통창구를 마련했고 하반기에는 한-나토 간 새로운 파트너십 체결을 추진한다. 바이든 대통령과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AP4 국가의 첫 나토 정상회의 참여에 역사적인 의미가 있다고 부여하면서 향후 한국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이 정례화될지도 관심이다.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우리는 나토 회원국이 아닌 파트너국이기 때문에 내년도 초청 여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며 “중요한 것은 이번에 처음으로 우리 정상이 참석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나토 정상회의에 대해 고도의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나토가 신속대응군(NRF) 병력을 4만명에서 30만명으로 증강하고 동부지역에 배치된 전투단을 여단급으로 강화하는 등 새 방어태세 강화 계획을 발표하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 지도자들은 자신의 패권을 확고히 하고 제국주의 야심을 드러내려 한다”고 비난했다. 중국은 AP4 국가에 "앞으로 나토의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중국의 이익을 해치는 상황에 대해서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견제했다.

이러한 가운데 이도훈 외교부 2차관은 내달 4일 스위스 루가노에서 열리는 우크라이나 복구 회의에 참석한다. 우크라이나 개혁을 논의하는 연례 국제회의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의 재건과 복구를 논의하는 성격으로 전환한 최초의 고위급 국제회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화상으로 참여하며, 40여개 국가와 주요 국제기구 대표들이 참석한다.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국제사회에 우크라이나 복구와 지원에 대한 정치적 지지를 결집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