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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상아들·파킨슨병 아내 '슬픈 가족사' 공개한 순천의 노관규
"나도 퇴근하면 똑같은 삶 살아"...취임식장서 큰 절 인사
노관규 순천시장이 1일 오후 시청 브리핑룸을 찾아 출입기자단과 담소를 나누며 환하게 웃고 있다. /박대성 기자.
노관규 시장이 1일 팔마체육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가족들과 함께 시민을 향해 큰 절을 올리고 있다. [순천시 제공]

[헤럴드경제(순천)=박대성 기자] "오늘 취임식장에 아픈 아들을 데리고 나온 것은, 시민들도 말은 안하지만 이런저런 가족사가 있을 것입니다. 저도 이렇게 가족 사정이 있고 시장으로서 중요한 일을 하지만 여기서 벗어나면 시민과 똑같은 삶을 살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노관규(61·무소속) 전남 순천시장은 1일 오후 시청 브리핑룸을 찾아 몸이 불편한 가족과 함께 취임식장을 찾은 이유에 대해 "병상에 누워 있는 장남이 대화는 안되지만 눈으로 소통하는데 하루 종일 웃고 있더라"며 "눈빛으로 '깜빡깜빡' 얘기하고, 식사는 배에 튜브관을 꽂아 먹고 있으며 이틀에 한번씩 신장투석을 하고 있고 퇴근하면 혹여 욕창이 생길까 봐 아들을 안고 자세를 뒤집어 주고 있다"고 안타까운 심경을 밝혔다.

노 시장은 이날 오전 10시 팔마체육관에서 가진 취임식장에 장흥에서 온 구순의 부친,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부인, 수년째 병상에 누워 눈으로만 소통하는 큰 아들(30), 친형을 24시간 병간호하는 작은 아들(28)까지 모두 단상에 올라 시민에 큰 절로 인사했다.

노 시장을 오랜기간 지켜봐 왔다는 한 지인은 "장남이 이틀에 한 번씩 투석을 해야하는데 사모님 건강이 좋지 않아 차남이 직장생활도 못하고 형을 돕고 있다"며 "누워만 있는 환자가 욕창이 생기면 안되기때문에 주기적으로 자세도 뒤집어주고 매주 관장도 해야하는 힘든 상황에서 차남이 다니던 순천대학도 휴학하고 몇년째 형을 간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취임식 장소를 팔마체육관으로 정한 이유에 대해 노 시장은 "주변에서는 상징성도 있고 하니 정원박람회장 야외에서 갖자는 제안도 받았으나, 보기는 좋을지 몰라도 이 더운 여름날씨에 시민들을 땡볕에 1시간씩 앉아 있게 하는 것은 시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판단해 주차장을 갖춘 실내체육관으로 정했던 것"이라고 시민의 양해를 구했다.

전임 허석 시장은 2018년 7월 취임식 즈음에 발생한 태풍 급습으로 취임식을 전격 취소했으며, 2012년 4.11 보궐 선거에서 당선된 조충훈 당시 시장도 별도의 취임식없이 임기에 돌입해 이번 시장 취임식은 2010년 7월 이후 12년 만에 열렸다.

'도보출근을 지속할 것인지'에 대해 노 시장은 "10년 전에 시장할 때도 연향3지구에서 시청까지 자주 걸어서 출근했었다"면서 "가곡동에서 시청까지 걷기도 하고 자전거도 타고 할 것이며, 급한 일이 있을 때는 자동차로 출근하겠지만 도보 출근을 단순한 '쇼'로만 하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명찰을 차고 나온 노 시장은 그 이유에 대해 "시민들이 담당 공무원이 누구이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 정도는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명찰을 패용하지 않으면 시민들은 현장에서 저 사람이 공무원인지 아닌지 잘 모르기때문에 시청 공무원이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명찰을 제작한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노 시장은 오는 4일 오전 11시 시청 소회의실에서 민선 8기 순천시정 목표 및 운영 계획을 시민에게 보고하는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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