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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릉관광 1번지, 도동 약수공원 없어지면 어쩌나
곳곳마다 짙게 묻어나는 섬 주민들의 애환 흔적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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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군이 약수공원 안에 35억원의 예산을 투입, 독도체험시설을 설치하면서 공원 기능이 상실되자 부지선정이 잘못 됐다며 주민들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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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공원내 세워진 청마 유치환 선생의 울릉도 시비가 독도체험시설 기반 조성사업으로 가려져 있다. 이 시비는 앞으로 실내 공간 필로터에서나 볼수 있게 됐다.(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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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대구경북=김성권 기자]경북 울릉도 관문 도동항에서 꼬불꼬불하고 가파른 길이 많아 걸으면 제법 숨이 차 헐떡이게 하는 도동의 약수터, 군 소재지 인 도동 시가지가 한눈에 보이는 확 터인 전망 좋은 곳이다. 시가지와 온도 차이를 보여 한여름에도 덥지 않다.

사계절 변화무쌍한 아름다운 풍광은 방문객들을 매료시킨다.쉼 없이 흘러내리는 시원한 약수 물 한모금은 지친 일상의 피로를 풀어주는데 손색이 없다.

이곳 약수
(藥水)는 철분, 마그네슘, 염소, 탄산이온 등의 성분이 함유돼 있어 빈혈, 생리장애, 류머티스성 질환, 습진 등 피부병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옛날 옛적 왜인과 싸우던 장군이 돌아가신 뒤에 장군의 갑옷을 이 근처에 묻었는데 갑옷이 삭아서 흘러내리는 쇳물이 약수가 됐다고 전해진다.

이곳은 독도를 지켜온 안용복 장군의 충혼비가 있다. 또 가난에 찌들려 병이 깊어도 찾아오지 못한 환자를 직접 찾아가 의술을 펼치며 평생토록 수많은 선행을 베풀었던 김해김공하우송덕비(金海金公夏佑頌德碑) 와 청마 유치환 의 울릉도 시비, 동해의 외로운 섬이 국방의 간성이 돼 마을마다 태펑을 기원했던 창명고도비(滄溟孤島碑)가 세워져 울릉도 역사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오래토록 울릉인 들이 걸어온 발자취를 오롯이 엿볼 수 있는 곳이요, 역사와 문화를 품은 기억 자산임에 틀림없는 곳이다.

그래서 울릉도·독도 방문객은 들은 누구나 한번쯤 이곳을 찾는다. 독도전망대(케이블카)와독도 박물관으로 향하는 길목에 있어 한마디로 관광울릉의 관문이요 관광 1번지 명소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가꾸고 보존해야할 약수공원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울릉군의 전략적 행정 안목 부재의 덧에 걸린 약수 공원은 대형 콘크리트 건물로 점령당해 공원 특유의 기능이 상실됐기 때문이다. 참으로 충격적인 일이다.

군은 이곳에다 독도체험시설 기반조성사업을 한답시고 35억 원의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붓고 4D 입체 영상관 구축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2015년부터 시작한 이 사업은 약수공원 안에 대지면적 2,000 건축면적 362.78 규모로 필로터 형 2층 건물을 짓고 있다.

건물 안에는 달랑 24개 의자를 설치하고 16분의 영상을 통해 독도를 간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 시설의 근본 취지다. 독도를 명분으로 사업도 가지각색이다. 주민들은 동절기 오징어 조업 불황으로 허리띠를 졸라 메 고 있는데 돈 잔치를 벌이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약수공원일까?

울릉군 관계자는독도박물관 영상 실이 협소해 당초 향토 사료관 자리를 독도 체험시설로 계획, 추진했으나 사료관 담당 부서에서 사료관의 중요성을 강력히 내세워 부득이 하게 위치선정을 약수공원으로 선택했다며 궁색한 답변을 했다.

그러나 울릉군 향토 사료관은 독도박물관 별관으로 바뀌었다. 어찌된 사정일까?

15일 본지 취재결과 향토 사료관 자리에 독도체험시설을 반대하던 공무원은 다른 부서로 이동했고 새로운 담당자는 앞뒤 정황파악도 없이 사료관내 전시물을 모두 없애고 독도관련, 전시물을 이곳에다 옮겨 박물관 별관으로 변경, 사용해 오고 있었다.

한마디로 일관성 없는 군 행정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여기에다 담당 공무원이 바뀌면서 설계까지 변경해 당초보다 규모가 크게 시공된 것으로 확인됐다.

아름답던 공원 풍경이 이제는 답답한 건물 벽 대리석에 가려졌다. 주변 환경을 고려한 자연친화적인 환경 조성은 안중에도 없다.

군 행정을 책임지는 군수도 공원 내 독도체험시설이 들어서는 것도 몰랐다는 것이다.

군수는 회의 석상에서 호통을 치며 당장 철거를 지시 했지만 건물은 완공단계로 접어들어 이달 중순께 준공에 이르렀다.수십억 원의 예산이 수반되는 사업에도 행정의 수장이 모른다는 것도 있을수 없는 일이다.

보고체계가 이뤄졌는지는 알수 없다. 참으로 울릉군의 행정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의심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를 지켜본 주민들은 참으로 개탄할 일이다. 부서간 협업과 협치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행정을 펼쳐 군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는 이런 행위가 용납 돼서는 안 된다.행정 수장의 조직 장악력에 의심이 간다.“고 지적했다.

주민 B(61)먼 옛날 봄이 오는 약수공원에 흐드러지게 피는 개나리와 벚꽃 나무아래서 친구들과 뛰놀던 생각이 절로 난다.”추억이 묻어나는 그때의 약수공원 그대로의 원형을 돌려줄수 없는지 반문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렇게 울릉관광의 명소 주변 환경이 저해되는 큰 건물이 들어서는데도 주민대표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나 의견청취도 없이 공사를 강행한 것은 과거 밀어붙이기식 밀실행정의 온상을 보여준 주민무시형 행정을 펼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ks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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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섬주민 들의 생활상을 엿볼수 있던 향토사료관이 독도빅믈관 별관으로 변경됐다. 당초 이곳에다 독도체험시설을 설치하려 했으나 사료관 존재를 앞세워 계획은 무산됐다.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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