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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간기획/미래는 탄천을 타고 온다]③판교밸리의 고질적 교통난, 해법 찾을 수 있을까
순환버스 확충안과 트램 운영안 등 놓고 저울질
[헤럴드 분당판교=오은지 기자]오후 6시를 막 지난 판교, 삼성테크윈 건물 앞 삼거리는 양쪽에서 몰려들어 오도가도 못하는 차들이 줄을 지어 있다. 길 옆으로는 주차된 차들이 있어 교통 흐름은 점점 꼬여 든다. 겨우 이를 뚫고 판교역로에 들어서면 경부고속도로 대왕판교·판교 나들목(IC)에서 분당 신도시 야탑역으로 들어가는 차들과 나가는 차들이 사거리에 빼곡하게 서 있다.

서쪽 포스코ICT와 판교이노밸리클러스터 앞 도로는 사정이 더 심각하다. 22개 건물에서 쏟아져 나온 차들이 판교나 분당 지역으로 진출하려면 낙생고가차도 아래에서 유(U)턴을 하는 방법밖에 없다. 특히 이 지역은 신분당선 판교역과 멀어 자가 운전자가 많다. 구조적으로 상습 정체를 피하기 힘들다. 이노밸리 입주사 한 직원은 "크리스마스 같이 교통량이 많아지는 날에는 1km 반경을 벗어나는데 한 시간 이상 걸렸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 강남권과 가장 가까이 자리하고 경부고속도로, 분당수서간고속화도로와 인접한 교통의 요지이지만 정작 이들 도로로 진입하기까지 판교 내에서 걸리는 시간이 지체돼 효율성이 떨어진다. 교통 정체를 뚫고 어렵사리 판교에 들어가더라도 주차장이 충분하지 않아 거리 곳곳에 주차된 차들이 눈에 띈다.

◇판교역에서 도보 10분 거리, 진입버스는 10분 이상 배차간격
자가용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다. 신분당선 판교역은 판교테크노밸리나 주변 주거지역과 한참 떨어져 있다. 역에서 나와 가장 가까운 사무실인 안랩 건물에 도달하는 시간은 10여분 남짓 걸린다. 웬만한 회사에는 버스를 타고 가야 한다. 주변 아파트도 버스 없이는 역까지 거리가 상당히 멀다. 서울이나 주변 지역에서 광역버스를 타고 오는 사람들도 판교 내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버스를 갈아타야 하는데, 배차 간격이 10분 이상인 노선도 많아 겨울에는 추위에 떨어야 한다.

이정우 성남시 교통기획과장은 "결론적으로 교통수요예측이 잘못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도로를 넓히거나 추가 도로를 뚫을 계획은 없다. 이 과장은 "출퇴근 시간만 혼잡하고 평상시에는 거의 정체가 없는 지역이라 도로 확장만 능사는 아니다"라며 "특히 나홀로 차량이 많고 출퇴근 인구가 많다는 점을 감안해 해결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이런 방법들이 교통난을 해결해줄지는 미지수다. 트램을 설치하느라 기존 도로의 차선을 줄이면 오히려 교통 체증이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판교테크노밸리 지역 문제를 해결하더라도 제2판교밸리가 들어서면서 추가로 유입되는 차량이 늘어나면 예측하지 못한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성남시의회는 올해 판교로 인한 교통 정체 개선 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연구과제 예산 8000억원을 배정했다. 이번 달 안에 사업시행 공고를 내고 보고서를 바탕으로 다양한 수단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판교역에서 주요지역을 순환하는 판교순환버스를 확충하는 안과 트램을 운행해 출퇴근 시간에는 여객 수송용으로, 평상시에는 관광용으로 쓰는 안이 가장 유력하다.

판교테크노밸리를 관리하는 공공지원센터 관계자는 "판교테크노밸리가 조성된지 오래지 않아 공사차량이 많고 먼 곳에서 출퇴근하는 직장인이 많아 한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며 "건설중인 건물 입주가 거의 끝나가고 있고 점점 주변 지역으로 이사오는 기업체 임직원들이 늘어나면 교통 문제도 어느정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on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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