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한국 부자들이 가진 자산의 규모가 전체 우리나라 가계 자산의 60% 가까이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를 지나면서 부자들은 부동산을 통해 자산을 늘린 경우가 많았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서민의 삶은 팍팍해졌지만 부자들일수록 오히려 돈이 돈을 번 셈이다.

KB금융그룹은 한국 부자의 현황, 투자 행태, 미래 투자 방향 등을 면밀히 분석한 '2022 한국 부자(富者)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0억원 이상~20억원 미만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30~49세 개인은 '신흥부자'로, 금융자산 20억원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50대 이상의 '전통부자'로 구분했다. 한국 부자는 2021년 말 기준 42만4000명이었으며, 수도권에 70.3%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을 기준으로 한국 부자가 보유한 총 금융자산은 2883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국은행이 발표한 가계 보유 총금융자산 4924조원의 58.5%에 해당한다. 전 국민의 1% 남짓한 부자가 전체 자산의 60% 가까이를 차지하는 셈이다.

한편 지난해에도 부자들의 부동산 사랑은 이어졌다. 한국 부자가 보유한 부동산 자산 규모는 2361조원으로 나타났다. 1년 전에 비해서는 14.7%가 늘어난 수치다. 특히 부동산 자산의 경우 2년 연속 급증했는데 2020년과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시기에 시장유동성이 증가하면서 자산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중 명의를 나눠보면 개인명의 부동산은 56.9%(1345조원), 법인명의 부동산은 43.1%(1017조원)를 차지했다. 상당수의 한국 부자가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보니 개인명의와 함께 개인이 소유한 법인명의로 부동산을 보유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부자들은 부동산을 통해 자산을 늘린 경우도 많았다. 부자들은 팬데믹 이전인 2019년은 물론 2020~2021년 수익을 경험한 비중이 크게 늘었다. 또한 2019년에는 '거주용 외 부동산에 투자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경우가 34.0%로, 3분의 1 정도가 관망하는 상태였으나 2020년과 2021년에는 관망하는 상태에서 벗어나 전반적으로 투자를 통해 수익을 경험했다.

'거주용 외 부동산' 중 수익을 얻는 데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아파트였고, 이외 상가, 토지·임야에서 수익을 경험했다. 특히 토지 및 임야의 경우 손실에 비해 수익이 발생했다고 응답한 경우가 2019년 3.3%포인트(p) 많았으나 2020년 10.5%포인트, 2021년 13.0%포인트로 꾸준히 늘어났다. 상가는 손실에 비해 수익이 발생했다고 응답한 경우가 9% 정도로, 일정한 수익률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 재건축아파트, 오피스텔, 단독 및 다가구, 다세대와 연립 및 빌라, 오피스빌딩 등의 '거주용 외 부동산'에서도 소폭이나마 수익을 경험한 부자가 많았다. 팬데믹시기에도 전국 주택 가격은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나타낸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팬데믹기간에 부자는 이전보다 더 보수적으로 부채 수준을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0년과 2021년에 한국 부자의 43.8%가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등의 금융부채를 보유했던 것으로 나타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의 56.5%에 비해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