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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기후 탓 북극 녹으며 ‘나비효과’…100년만의 폭우 불렀다
북극 더워지며 찬공기 내려와
남쪽 고기압과 충돌하며 ‘폭우’
지구온난화 가속화로 잦아져
전북 군산시에 폭우가 쏟아진 지난 11일 오전 군산시 미룡동 한 도로에 침수된 차 주변에서 소방당국이 인명 수색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한반도 이상기후 현상이 잦으면서 기록적인 폭우를 쏟아낸 ‘8월 장마’와 같은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갑자기 많은 비가 쏟아지는 ‘호우성 강수’가 늘고 있어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기상청에 따르면 8일부터 10일까지 경기 양평군에 539.5㎜의 비가 내리는 등 중부지역 기상 관측 역사에 기록에 남을 만한 폭우가 발생했다. 서울 동작구에는 1시간당 141.5㎜가 기록됐다. 시간당 강수량 역대 최고치인 118.6㎜보다 많은 수치며, 8일 하루 강수량도 서울 역대 최고기록인 354.7㎜를 100년 만에 넘었다.

중부지방에 비가 유독 심해진 원인은 우리나라 북동쪽에 생긴 ‘블로킹 현상’ 때문이다. 블로킹은 거대한 고기압이 오랫동안 머물면서 대기 흐름을 정체시키는 현상을 뜻한다. 이번 폭우에서는 블로킹으로 기압이 모두 이동하지 못해 그 규모가 커졌다. 기상청 관계자는 “통상 비구름을 만드는 정체전선이 비를 뿌리고 이동하는데 블로킹 때문에 이동하지 못하고 계속 비를 쏟아냈다”고 말했다.

블로킹은 북극 고온현상과 관련이 있다. 지구온난화로 북극이 더워지면서 기류가 약해져 북극의 추운 공기가 동아시아로 밀려 내려오기 시작했고, 우리나라 남쪽에 있는 북태평양고기압과 힘겨루기를 하는 일이 잦아졌다. 그 과정에서 블로킹이 발생한다. 올해 2월 북극 해빙이 1488만㎢ 로 역대 최대 면적을 기록한 만큼 한반도에 블로킹 현상이 잦아질 것으로 분석된다.

한반도를 둘러싼 대기 흐름이 바뀌면서 올해 들어서는 이상기후 발생이 여름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이기도 했다. 장마 기간이 끝났음에도 8월 장마가 발생했고, 6월 열대야 현상을 부른 때 이른 폭염이 오기도 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변덕스러운 대기 흐름으로 기상 관측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 기후에 대비하지 못하면 한반도가 ‘물폭탄’을 맞는 날이 늘어날 거란 분석도 나온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온실가스가 현재 수준으로 유지되면 극한 강수량이 최대 70%까지 늘어 홍수 가능성이 커진다. 시나리오대로라면 2040년까지 전국 대권역 강수량이 174.3㎜까지 늘어날 수 있다.

기록적인 비를 쏟아내고도 아직 약해지지 않은 정체전선은 다음주에 또 강한 비를 쏟아낼 예정이다. 다만 폭우의 원인인 블로킹 현상은 점차 해소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광연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정체전선이 8일과 유사하게 남북이 좁고 동서로 긴 구름대를 형성됐다”면서도 “다만 다음주에는 블로킹이 해소돼 이동 속도는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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