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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인트 혜택이 사라진다 [언박싱]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악영향
실적 악화 따른 비용부담 증가
당국 ‘6개월 전 사전공지’ 입법예고
포인트 제도 축소·폐지 줄줄이 속도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올 하반기를 앞두고 소비자 대상 플랫폼 서비스(B2C)를 운영하는 기업들이 포인트 혜택을 대폭 축소하거나 종료하고 있다. 기업들은 ‘서비스 기능 통합’, ‘간편결제 강화’ 등 전략 보강에 따른 포인트 축소·폐지라고 설명하지만, 사실 비용 절감을 위한 고육지책이란 평가가 많다.

여기에 ‘OO페이’에 주어지는 포인트 제도를 축소하거나 폐지할 시 6개월 전에 고지해야 한다는 금융위원회의 입법예고도 포인트 혜택을 축소시키는데 속도를 붙였다.

“걷기만 해도 포인트 적립해줬는데…”
아모레퍼시픽의 통합 멤버십 ‘뷰티포인트’ 서비스가 운영하는 ‘렛츠워크’ 적립 혜택이 7월로 종료된다.

19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통합 멤버십 어플리케이션 및 웹사이트인 ‘뷰티포인트’ 서비스를 8월 종료한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 사이에서 “대혜자(몹시 인심이 좋다)”로 꼽힌 ‘렛츠워크’ 적립 포인트 혜택이 7월로 우선 종료된다. 2020년 첫 출시된 렛츠워크는 걷기만 해도 뷰티포인트를 적립하는 서비스다. 모인 걸음수만큼 기부도 할 수 있다.

뷰티포인트 2500점으로 원하는 샘플 12개를 무료로 받아서 써볼 수 있는 ‘써봐야안다’ 서비스와 콘텐츠 작성에 따라 리워드를 적립할 수 있는 ‘뷰티 인플루언서’ 서비스도 모두 7월 종료된다. 설문조사를 하면 적립 포인트를 주는 ‘뷰포설문’ 서비스도 8월 말로 완전히 없어진다. 고객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높았던 써봐야안다의 경우, 추후 아모레퍼시픽 온라인몰인 ‘아모레몰’에서도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지만, 상세 운영 내용은 바뀐다는 설명이다.

아모레몰 기능 통합에 따른 불가피한 포인트 서비스 종료라는 게 아모레퍼시픽 측의 설명이다. 다만 이는 실적 악화 우려 탓이 크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2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전년동기대비 -32.5%로 전망된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아모레몰로 기능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뷰티포인트 서비스가 종료된다”라며 “다만 뷰티포인트에서 선보인 일부 서비스는 아모레몰에서도 제공할 예정이며, 고객과 여러 경로에서 효과적으로 소통하기 위한 노력을 부단히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 하반기 앞두고 적립 혜택 축소 속도
배발의민족은 8월부터 ‘배민페이카드’와 ‘배민페이계좌’의 포인트 적립 혜택을 종료한다. [배달의민족 공지사항 캡처]

엔데믹 체제로 전환하면서 성장세가 꺾인 배달의민족도 내달부터 ‘배민페이계좌’나 ‘배민페이카드’ 결제 시 적립되는 포인트 혜택을 없앤다. ‘배민페이’로 결제할 때만 포인트 적립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축소한 것이다. 배민페이는 1만원 단위로 충전해 쓰는 선불전자지급 수단인 반면, 배민페이계좌나 배민페이카드는 이용금액만큼만 계좌나 카드에서 빠져나간다. 특히나 최근 금융위가 포인트 축소·폐지 시 6개월 전에 고지해야 한다는 내용의 입법예고를 한 만큼 하반기에 예정됐던 포인트 축소 계획이 더 빨라졌다.

네이버는 이미 지난달 배달의민족, 예스24, 교보문고, 마켓컬리 등에서 네이버페이로 결제하면 결제 금액의 최대 1%를 적립하는 포인트 제도를 사전 고지 없이 종료했다. ‘쇼핑라이브’와 ‘톡톡’ 포인트 적립 혜택도 종료했다. ‘선물하기’ 서비스 이용 시 받을 수 있는 1% 적립 포인트 혜택도 없앴다. 특히 네이버는 포인트 적립 혜택 축소·종료에 대한 내용을 사전에 알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소비자 기만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기업들 ‘3高 위기 탈출’ 고육책

이처럼 이들 업체가 포인트 혜택을 경쟁적으로 줄이는 이유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이어지는 ‘3고(高)’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소비 심리가 움츠러드는데다 중국 등 글로벌 사업 부진으로 마땅한 신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악재까지 겹치며 실적 전망이 어둡기 때문이다. 이에 기업들이 수익성 악화를 타개할 ‘비용 다이어트’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포인트의 경우 고객들에게 제공되는 부가적인 서비스라는 특성 때문에 비용 절감시 첫 타깃으로 많이 지목된다. 여기에 ‘OO페이’에 주어지는 포인트 제도를 축소하거나 폐지할 시 6개월 전에 고지해야 한다는 금융위원회의 입법예고도 포인트 혜택을 축소시키는데 불을 지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재확산과 소비심리 위축 등의 이유로 경기가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업들이 비용 절감 차원에서 우선 포인트 혜택부터 줄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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