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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에선 “카스, 참이슬 없어요”…화물연대 파업에 자영업자 발동동 [언박싱]
지방 주류도매상, 참이슬·카스 납품 포기
“물류비·기름값 더 들어…리스크 부담도”
편의점 5사도 발주 제한 유지 중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들어간 지난 7일 경기 이천시 하이트진로 이천공장에서 제품을 유통받지 못한 주류도매상들이 직접 트럭을 끌고 와 제품을 옮기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화물연대)의 총파업이 8일째를 맞았다.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가 주요 제품 출고에 차질을 겪으면서 ‘주류대란’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유통업체들도 노심초사다.

14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부산, 경북, 강원도 일부 지역 등 지방에서는 주류도매상이 가맹점에 ‘참이슬’과 ‘카스’ 납품을 중단하는 일이 발생했다. 그동안 일부 주류도매상이 직접 트럭을 끌고 이천, 청주의 하이트진로 공장, 광주 오비맥주 공장에 방문해 참이슬·카스를 공수해왔다. 하지만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지방의 주류도매상들이 갈수록 높아지는 물류비 등을 이유로 해당 제품 납품을 포기하는 일이 속출했다.

일부 지방 주류도매상, 카스·참이슬 납품 포기

부산의 한 주류도매상은 “참이슬, 카스 재고가 거의 동났지만 제품을 받으러 가지 않을 계획”이라며 “물류비, 기름값이 추가로 발생하는 데다 얼마 전 술을 실어나르던 도매상 차량이 전복되는 등 위험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맹사에는 ‘처음처럼’이나 다른 제품으로 납품한다고 양해를 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13일 서울 강남역 인근 식당, 주점이 밀집한 골목에서 주류 납품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화물연대 총파업 영향으로 주류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식당·주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소주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근 주점 관계자는 "평소 확보해 온 물량의 3분의 1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연합]

앞서 지난 10일 부산 해운대구에서는 주류를 운반하던 화물차가 전복돼 맥주와 소주 수천병이 파손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자영업자 사이에서도 부산,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참이슬, 진로 등이 입고되지 않는다는 소식이 속속 전해지고 있다. 자영업자 커뮤니티인 네이버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지난 13일 화물연대 파업으로 주류가 입고되지 않는다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부산 강서구에서 식당을 운영한다는 한 글쓴이는 “오늘 주류기사님이 진로랑 카스가 없다고 한다”며 “(기사님이) 다른 술로 권해드리거나 해야 한다고 했다”고 글을 남겼다. 같은 날 “지역은 대구인데 화물연대 파업으로 참이슬, 진로, 카스 공급이 어렵다고 도매상에서 연락이 왔는데 사장님들 방법이 없을까요”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다른 도매상은 공장에 직접 방문해 물량을 확보하고 있지만 기존에 대형 화물차로 받던 납품물량에 비하면 모자란 수준이다. 여기에 일부 자영업자 사이에서는 사재기 현상도 일어나고 있어 수급난이 커질 전망이다.

오비맥주는 주류도매상에 따라 재고가 없을 수도 있다면서도 생산이 중단되거나 출하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도매상, 유통업체에서 직접 제품을 실어가지만 그렇지 않은 업장에서는 물량이 부족할 수 있다”며 “출고량은 20~25%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사 차원에서 임시 화물차를 동원해 제품 출고량을 정상 수준의 50~60%로 높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출고량이 20%대까지 떨어졌던 하이트진로는 새로운 물류회사와 계약을 맺고 제품 운송작업에 나섰다. 전날부터 제품 출고량은 정상 수준의 60%로 올라왔다.

지난 13일 서울 강남역 인근 한 주점의 간이 주류창고에서 직원이 주류물량을 확인한 뒤 주방으로 돌아가고 있다. 화물연대 총파업 영향으로 주류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식당, 주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소주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점 관계자는 "평소에는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주류 상자가 가득한 곳인데 지금은 3분의 1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연합]

편의점 5사, 소주 발주 일부 제한 유지

주류도매상, 자영업자뿐만 아니라 유통 채널에서도 소주 발주량을 제한하는 등 주류대란이 지속되고 있다.

전날 기준 편의점 5사(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미니스톱)는 하이트진로 소주제품 발주를 일부 제한하고 있다. 정상 출고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제한 방침을 유지할 계획이다.

앞서 미니스톱은 지난 4일부터 소주 병제품(참이슬, 참이슬오리지널, 진로)은 1상자씩, 소주 페트제품(참이슬, 참이슬오리지널, 진로)은 10개까지 발주 수량을 제한했다. 이어 5일부터는 이마트24와 세븐일레븐, 8일부터는 CU도 가세했다. GS25는 10일부터 참이슬 오리지널에 한해 발주를 제한했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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