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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품 대란에도 ‘No세일’ 했더니…‘큰손’ 찾는 국산 브랜드 됐다 [언박싱]
지난해 연매출 1조4000억원 기대
현대백화점그룹 편입 10년만에 3배 성장
타임·마인·랑방컬렉션 성장 견인
온라인 사업 차별화도 외형 확대 주효
지난해 6월 부산 중동 신시가지에 문을 연 ‘더한섬하우스’ 부산점. [한섬 제공]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지난해 국내 패션가에서 해외 명품만 잘 팔린 게 아니다. 타임·마인·시스템 등 국내 브랜드로 고급화 전략을 강화하며 아이덴티티를 구축한 한섬이 사상 최대 실적을 세울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10년 만에 3배 ‘몸집’ 키운 한섬
한섬의 브랜드 ‘랑방컬렉션’ 2021 F/W.

18일 패션업계·증권업계에 따르면 인수 10년째를 맞은 한섬은 지난해 매출이 1조40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2012년 현대백화점그룹에 편입된 이후 최대 실적이다. 편입 당시만 해도 매출이 4963억원에 불과했지만 10년 만에 몸집이 3배 가까이 컸다. 코로나19로 해외 패션 부문을 제외한 패션산업이 극심한 하락세인 가운데 이뤄낸 결과물이라 의미가 남다르다.

현대백화점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9424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16.4%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영업이익 역시 3분기까지 100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52.4% 신장률로, 3년 연속 영업이익 1000억원 달성이 유력하다.

온라인으로 ‘외형 확대’
한섬의 공식 온라인몰 ‘더한섬닷컴’. [한섬의 공식 온라인몰 캡처]

한섬의 ‘역대급’ 실적에는 현대백화점그룹에 편입된 뒤 이어진 공격적인 투자와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꾸준한 고급화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인수 당시만 해도 230명이었던 디자이너 인력을 2.5배로 늘렸다. 50여명의 패션디자이너로만 구성해 새로 신설한 ‘타임사업부’는 소재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하는 데에 집중했다.

패션기업의 핵심 자원으로 손꼽히는 디자이너 인력에 대한 투자는 한섬이 고급화 전략으로 ‘노세일’ 원칙을 내걸 수 있는 배경이 됐다. 가격이 아닌 디자인경쟁력과 품질로 고객에게 다가가자 한섬 옷이라면 ‘믿고 사는’ 두터운 팬덤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타임·마인·시스템 등 한섬의 대표 브랜드뿐만 아니라 랑방컬렉션·더캐시미어 등 브랜드의 매출도 20% 이상 증가했다.

프리미엄에 중점을 둔 온라인사업도 한섬의 외형 확대와 실적 향상에 힘을 실었다. 한섬은 오프라인 매장에 적용한 노세일 정책을 온라인에서도 그대로 유지했다. 특히 한섬은 공식 온라인몰인 ‘더한섬닷컴’에서 최상위 VIP고객 100명을 대상으로 한 ‘더스타’ 등급을 운용하고 있다. 이들에게는 전담상담사 운영, 무제한 무료 반품, 프리미엄 세탁 등 차별화된 서비스가 제공된다. 지난해 ‘더스타’ 고객의 구매액이 전년보다 80%가량 크게 늘면서 온라인에서도 구매력을 잃지 않은 ‘큰손’ 잡기에 안착했다는 게 업계 평가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사업·마케팅 다각화
유튜브에 게재된 웹드라마 ‘핸드메이드 러브’. [유튜브 캡처]

한섬은 주력 소비계층으로 성장한 MZ세대를 사로잡기 위한 전략에도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패션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제작한 웹드라마 ‘핸드메이드 러브’와 ‘바이트 씨스터즈’가 말 그대로 대박을 터뜨렸다. 웹드라마에 노출된 제품이 입소문을 타면서 한섬의 온라인몰 매출신장률도 크게 늘어났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누적 온라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 이상 늘었다. 온라인 매출 비중도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 2배 가까이 증가(21%)했다. 웹드라마 방영기간에는 MZ세대의 구매액이 전년과 비교해 149%나 증가했다.

한섬은 패션기업을 넘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다루는 기업으로 몸집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최근에는 뷰티사업도 겨냥하고 있다. 한섬은 지난해 8월 럭셔리 스킨케어 브랜드 ‘오에라’를 선보였다. 올해는 상반기 내에 프랑스 니치향수 편집숍 ‘리퀴드 퍼퓸바’를 론칭하고 향수로 화장품사업 범위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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