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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백만개 중 당신이 좋아하는 것만”…큐레이션으로 승부 [언박싱]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고객이 원하는 것만 딱 골라주는 큐레이션(Curation) 서비스 능력이 유통가에서 날로 중요해지고 있다. 큐레이션 서비스 자체는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빅데이터에 기반한 기술의 발달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큐레이션 방식도 더욱 정교해지는 중이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큐레이션 고도화에 힘을 들이는 이커머스 업체들이 늘고 있다. 상위권 업체 중심의 구도가 날로 고착화되면서, 양보다는 질로 차별화 전략에 힘을 쏟겠다는 전략이다.

일례로 마켓컬리의 상품 가짓수는 약 3~4만개로, 상품 수가 600만 개 이상인 쿠팡에 비하면 200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그러나 마켓컬리는 제품 수를 늘리는 것보다 입점을 더욱 까다롭게 하고 있다. 마켓컬리에 입점하려면 매주 열리는 상품위원회에서 한 번 더 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곳에서 만장일치로 의견이 모여야만 입점이 확정된다. 상품위원회를 통과하는 비율은 50%가 채 되지 않는다.

큐레이션 서비스가 중요해지면서 상품 선정부터 상품을 보여주는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마켓컬리 화면 캡처]

상품을 보여주는 방식도 큐레이션이 중요하다. H&B(헬스앤뷰티) 스토어의 강자 올리브영이 매장 디스플레이를 할 때 브랜드가 아닌 트렌드 큐레이션에 따라 꾸미는 것처럼, 온라인에서도 어떻게 상품을 보여주느냐가 중요한 것. 마켓컬리는 상품별 스토리를 강화하고, 제품 추천 역시 3000원대 제품 중 후기가 많은 제품, SNS에서 자주 언급된 인기 상품, 회원끼리 공유가 많이 된 인기 제품 등으로 제안한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이색적이면서도 실용적인 알고리즘 아래 소비자가 흥미를 느낄 만한 상품들을 제안한다”며 “적재적소에 활용된 큐레이션 서비스는 소비자의 만족스러운 쇼핑 경험으로 이어지면서 이용자 유입에 일조했다”고 말했다.

CJ온스타일이 27일부터 식품 카테고리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내세운 목표도 단순 속도 경쟁을 넘어 고객 취향에 맞는 식품 브랜드를 큐레이션해 스마트한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CJ온스타일은 브랜드 핵심 타깃 35~54세 여성 고객의 반복 구매가 높은 밥상 차림에 들어가는 품목 약 600종을 대상으로 새벽배송을 서비스한다.

메타쇼핑으로 변신을 선언한 위메프 역시, 단순히 데이터를 모아서 가격만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큐레이션 능력이 차별화된 경쟁력이다. 메타 데이터를 수집하고 나서 인공지능(AI)으로 이를 분석하고 여기에 위메프 인력이 트렌드를 반영해 가격 외에 상품의 특징, 스타일 등 세부 정보까지 분석·큐레이션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오프라인에서 큐레이션 성공 사례는 코스트코가 대표적이다. 코스트코는 매장마다 약 4000개의 상품만 판매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고객이 비슷한 제품 4~5개를 고르다가 결국 안 사가는 것보다, 확실한 제품 하나를 잘 팔리는게 하는게 낫다는 전략이다. 창고형 할인매장은 유사한 전략을 취하는데, 최근 국내 창고형 할인매장의 성장률은 두자릿수 수준으로 일반 대형마트보다 훨씬 높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큐레이션 서비스를 바탕으로 한 섬세한 개인화 서비스가 중요해지면서, 현재 다양한 분야에서 큐레이션을 활용한 새로운 시도를 선보이고 있다”며 “OTT, 음악스트리밍 등 다양한 분야에서 큐레이션 능력이 서비스 질을 좌우하는 트렌드에 맞춰 커머스도 개인화서비스 중요도가 더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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