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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인샵 ‘보틀벙커’에서 위스키 대박난 사연은[언박싱]
24일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잠실점의 메가와인샵 ‘보틀벙커’ 앞에 오픈 시간 전부터 긴 대기줄이 생겼다.[롯데마트 제공]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위스키 반응이 이 정도일 줄 몰랐습니다.”

롯데마트 잠실점이 야심차게 선보인 신개념 마트 ‘제타플렉스’ 1층에 들어서면 국내 최대규모 와인매장 ‘보틀벙커’가 단번에 보입니다. ‘와인의 모든 것! 보틀벙커에 없으면 어느 곳에도 없다’는 슬로건을 가진 보틀벙커는 자타공인 ‘와인의 천국’이라 할 만 합니다.

그런데 이 보틀벙커 문을 열었더니, 와인도 인기였지만 의외로 대박이 난 곳이 바로 위스키 코너입니다. 가오픈날인 23일 오전부터 위스키 매장에 대거 몰린 고객들은 회사 관계자들도 놀라게 했다는 후문입니다.

위스키 ‘오픈런’하고 구매 인증샷까지

1322m2(약 400여평) 규모의 보틀벙커는 일반 대형마트의 4배가 훌쩍 넘는 4000여종의 와인과 기계식 와인 시음코너 ‘테이스팅 탭’까지 구경할 거리가 넘칩니다. 보틀벙커에는 각 주류에 맞춰 페어링하기 좋은 푸드부터 각종 용품들도 판매합니다. 일반적인 국가별 와인 분류 외에도 ‘시즈널’, ‘푸드페어링’, ‘모먼트’ 총 3개의 테마로 큐레이션을 진행합니다.

와인 큐레이션은 보틀벙커의 핵심요소로 ‘배달 음식과 어울리는 와인’, ‘여행을 떠나고 싶은 순간을 위한 와인’ 등 상황에 맞춰 와인을 제안해줍니다. 와인샵에 간 대다수의 고객이 몰라서 잘 고르지 못하고, 가만히 서 있는 경우가 많은 현실을 반영해 누구나 쉽고, 즐겁게 와인을 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지요.

매장 대부분은 와인이 차지하고 있지만 입구에 들어서면 오른편에 바로 위치한 위스키 코너도 만만치 않습니다. 보틀벙커는 최근 MZ세대에도 인기가 많아진 위스키 트렌드에 맞춰 위스키 1000여종을 별도 코너에서 판매합니다.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잠실점의 메가와인샵 ‘보틀벙커’ 내 위스키 코너를 고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오연주 기자

특히 이곳에는 23일 오전부터 위스키 동호회 회원들이 대거 몰리면서 ‘글렌알라키 10년 CS 배치6’, ‘맥켈란18년 쉐리오크’ 같은 상품은 일찌감치 품절이 됐습니다. 글렌알라키는 1인 1병 구매 제한도 있었습니다. 오후 내내 남성 고객들로 북적인 위스키 코너는 입소문이 나면서 더욱 탄력이 붙어, 온라인 위스키 관련 동호회에는 보틀벙커 구매 인증샷을 올리는 회원들의 게시글도 줄줄이 보입니다.

정식 오픈날인 24일 보틀벙커에는 아예 오픈 시간 전부터 입장 대기줄이 길게 늘어섰습니다. 특가제품은 빨리 소진되기도 하고, 24일과 25일 이틀만 일별 30병 한정으로 파는 ‘조셉펠프스 인시그니아17’과 같은 와인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역시나 오픈 대기줄 중 절반 가량은 문을 열자마자 재빠르게 위스키 코너로 발길을 옮겼다고 합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구하기 힘든 위스키도 보틀벙커에서 대거 준비했다”며 “와인처럼 위스키도 구매 정보가 공유되면서 고객들이 몰렸다”고 설명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이 만든 ‘귀한 몸’ 위스키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잠실점의 메가와인샵 ‘보틀벙커’ 내 위스키 코너를 고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오연주 기자

위스키 매장이 이렇게 대박이 난 것은 최근 위스키를 구하기가 힘들어졌기 때문입니다. 홈술로 위스키를 즐기는 이들은 더욱 늘어났는데 인기상품의 경우 구매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진 상황입니다.

먼저 해외여행을 오갈 때 면세점에서 양주를 한번쯤 구매한 기억이 많을 텐데요.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해외여행이 제한되면서, 저렴하게 양주를 구매할 수 있는 통로 하나가 막힌 셈이지요.

또 코로나로 인한 물류대란으로 위스키 수급 자체가 불안정해졌습니다. 유럽에서 들어오는 스카치 위스키는 물류대란으로 국내로 직항하는 컨테이너선을 구하기 어렵고, 항공 운송으로 바꾸면 비용도 소요시간도 더 걸립니다. 한국주류수입협회에 따르면 미국 버번 위스키도 해상 운임 인상과 주요 항구의 컨테이너 적체 심화로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네요.

일본 위스키는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더 구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지난 12월 초부터 일본 산토리사의 ‘가쿠빈’, ‘짐빔’이 제조사 품절로 수급난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내에서도 위스키와 탄산수, 토닉워터를 섞어 마시는 하이볼 수요가 늘면서, 이들 제품이 인기를 끄는데 업계에서는 최근 품절대란이 정상화되려면 수 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구하기 힘든 상품일수록 사는 재미는 더욱 쏠쏠해집니다. 보틀벙커에서 잔뜩 구매한 제품들의 인증샷을 올리면서 뿌듯해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인기 제품의 경우 온라인 카페 등에서 상품별 재고 현황 등이 공유되기도 하지만, 직접 가서 실시간 상황을 보면서 득템의 재미를 느껴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와인 4000여종, 위스키 1000여종 중에서 숨겨진 보석을 발견하는 기회는 아직 열려있습니다.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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