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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죄와의 전쟁, 업적” vs “민주화 역행”…故노태우 ‘엇갈린 평가’
‘범죄와의 전쟁’ 당시 조폭 검거 경찰관
“노 전 대통령 덕분에 한국 치안 좋아져”
“독재자 후예” 20대 여성·40대 ‘부정적’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연합]

[헤럴드경제=채상우·강승연·김지헌·김영철·김희량 기자]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은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공(功)과 ‘5·18 민주화운동 민간인 학살 동조’라는 과(過)가 분명한 인물이다. 그만큼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시민들의 평가도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27일 헤럴드경제는 노 전 대통령의 일생에 대한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들었다.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1990년 당시 강력반에서 직접 조직폭력배 검거에 나섰던 이범주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 책임수사지도관(경정)은 “노 전 대통령의 ‘범죄와의 전쟁’ 덕분에 국민이 안전하게 밤길을 다닐 수 있는 것”이라고 그를 평가했다.

그는 “당시는 인신매매가 활개를 치고, 부녀자 납치사건도 벌어지는 등 대한민국 치안이 굉장히 좋지 않았다”며 “범죄와의 전쟁 덕분에 대한민국 치안이 세계적으로도 깨끗해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에 조폭 소탕에 투입된 경찰들은 불철주야 퇴근시간도 없이 활동을 했다”며 “조폭 소탕작전을 전국 각지로 시행해 시골에 있는 조폭까지도 일망타진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노 전 대통령 정권을 경험했던 60대 개인택시 운전사 박모 씨는 “당시처럼 비민주화된 시대에 ‘물태우라는 말이 있었고 누군가는 ‘그저 그렇다’는 비판을 하기도 했다”며 “그러나 어떻게 생각하면 많은 권위를 내려놓은 대통령이라고도 생각한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그 시절을 경험하지 않은 젊은 층에서도 긍정평가는 나왔다. 건국대에 재학 중인 이호진(26) 씨는 “‘범죄와의 전쟁’이라는 영화를 통해 노 전 대통령 시대를 엿볼 수 있었다”며 “적어도 재임시절 횡행했던 조폭들을 모조리 검거해 오늘날 한국의 치안 수준이 높아진 점은 높게 봐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진보 성향이 우세한 40대와 20대 여성들에게서는 대부분 부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경비회사에서 일하는 김정훈(41) 씨는 “5·18 민주화운동을 폄하하고, 동조한 독재자의 후예일 뿐”이라며 “직접 제대로 된 사과를 한 바도 없는 것으로 아는데, 그를 긍정적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IT 회사에 다니는 최수아(28) 씨도 “노 전 대통령의 과오가 너무나도 명백하다고 생각하는 만큼 국가장만큼은 반대”라고 말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최모(29) 씨는 “고인의 명복을 빌지만 노 전 대통령의 인생 발자취를 보면 군부 독재로 대한민국 역사가 후퇴하는 데 가담했다고 생각해 부정적인 시선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전두환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군사독재정권의 연장선에서 집권했고 그로 인해 수많은 시민이 희생된 건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노 전 대통령의 빈소는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이날 오전부터 조문은 시작됐다. 그는 “과오들에 대해 깊은 용서를 바란다”는 유언을 남겼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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