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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도는 더 크게, 수박은 더 작게…과일 크기 ‘지각변동’[언박싱]
탁구공만한 포도·주먹만한 수박
1인가구·‘희귀템’ 소비 트렌드 맞물려
먹기 쉽고 특이한 신품종 과일 인기
22일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직원들이 대황옥 포도를 선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 제공]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탁구공 만한 포도알, 주먹 만한 수박…

기존의 상식을 깬 신품종 과일이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어린아이 한 입 크기 정도였던 포도는 씨알이 점점 커져 탁구공만큼 큰 상품이 나왔고, 10kg 정도로 컸던 수박은 점점 작아지더니 주먹만한 품종이 판매되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와 함께 ‘희귀템(희귀한 아이템)’을 선호하는 최근 소비 트렌드가 신품종 과일 개발에 영향을 미치면서 과일 크기도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황옥 포도알은 탁구공 만·애플 수박은 사과 크기로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이 오는 31일부터 압구정본점 등 전국 16개 점포에서 국내 최초로 판매를 시작하는 신품종 포도는 ‘대황옥’이다. 한 송이당 8만5000원~9만원씩 하는 고가의 가격도 놀랍지만, 압도적인 포도알 크기에 또 한번 놀라게 된다. 알맹이 하나가 탁구공 크기만 하고, 과립 무게 역시 20~30g에 달해 성인 남자가 포도 한 송이를 한 손에 쥐기 어려울 만큼 크다.

대황옥은 일본에서 들여온 신품종 포도로 샤인머스캣, 루비로망 등에 이어 국내 프리미엄 포도 라인업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크기만 큰 것이 아니라 당도도 평균 16~18브릭스(Brix)로 샤인머스캣과 비슷할 정도로 달다. 과피는 노란색을 띠지만, 익을수록 선홍색으로 바뀌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수박의 크기는 점점 작아지고 있다. 올 여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수박은 사과보다 다소 큰 애플 수박이었다. 무게가 900g 정도로, 보통 수박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덕분에 ‘1인 1수박’이 가능해졌다. 껍질도 보통 수박보다 얇아 사과처럼 깎아 먹을 수 있다.

애플 수박은 지난 2018년 전북 고창군에서 처음 출시했을 당시 무게가 2kg 내외였다. 하지만 큰 크기와 껍질 처리의 부담으로 수박 소비를 꺼리는 1인 가구의 소비를 독려하고자 점차 무게를 줄였다. 덕분에 올해 애플 수박은 처음 출시 당시보다 절반 이하로 작고 가벼워졌다. 이에 애플 수박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이마트는 지난해 6만통에 불과했던 까망 애플수박 물량을 올해 25만통으로 4배 이상 늘렸다.

흑피수박·망고수박·베개수박 등 신품종 수박 [농촌진흥청 제공]
1인 가구 증가·희귀템 선호 트렌드…크고 먹기쉬운 신품종 인기

이처럼 상식의 틀을 깨는 과일 크기의 변화는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과일 시장의 프리미엄 전략이 맞물리면서 관련 신품종이 개발되거나 해외에서 적극 들여왔기 때문이다. 1인 가구들이 보통 과일을 먹을 때 껍질을 깎거나 까는 것을 번거로워 하고, 씨와 껍질 등 음식물쓰레기 처리 역시 어려워한다. 이에 껍질을 까기 쉽거나 아예 껍질째 먹는 과일을 선호하게 되면서 관련 과일 매출이 대폭 늘었다.

실제로 포도의 경우 껍질과 씨가 나오는 캠벨 얼리 품종은 인기가 식어 생산량이 줄어든 대신 씨가 없고 껍질째 먹는 샤인머스캣은 생산이 증가했다. 통계청 농업관측센터 표본농가 모니터 조사에 따르면, 포도 생산 면적은 2020년 1만 3183㏊에서 2021년 1만3294㏊로 늘었지만, 캠벨 얼리 품종 포도과 거봉은의 생산량은 전년 대비 각각 18%와 17% 줄었다. 대신 샤인머스캣은 전년대비 78% 증가했다.

이와 함께 ‘희귀템’이나 한정판을 선호하는 최근 소비트렌드 역시 이색 과일 출시를 부추겼다. 몇 년부터 대형마트, 백화점을 중심으로 시작된 ‘반통 수박’, ‘4분의 1크기 수박’들이 인기를 끌자 이제는 품종 개량으로 사과만큼 작아진 애플 수박이 출시됐다. 납작복숭아, 신비복숭아 등 여름 한철 1~2달만 살 수 있는 ‘한정판 복숭아’도 인기가 많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팬데믹 유행 이후로 ‘나심비’(나의 심리적 만족을 위한 소비)를 선호하는 경향이 커지면서 비싸고 특이한 과일을 찾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특히 지난해 4~5만원하던 샤인머스캣이 인기를 끌면서 가격 허들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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