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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수저가 아니라서 죄”…허탈감에 빠진 청년들[촉!]
곽상도 의원·문재인 대통령 등 기득권 층 자녀 특헤 ‘논란’
취업문은 좁은데 빚은 늘고…벼랑끝 청년들, 자살률 급증
“청년들 자포자기 상태 늘것…폭력적으로 변할수도”
자포자기하는 청년 이미지. [123rf]

[헤럴드경제=채상우·김희량 기자] #1. “제가 금수저였다면, 이렇게 힘들게 살았을까요?” 취업준비생 김모(27) 씨는 최근 지원한 회사에서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남부럽지 않은 대학을 졸업했지만, 중견기업의 문턱을 넘기도 벅찼다. 한 달 용돈 20만원으로 도서관과 스터디모임을 전전하다 보니 친구들과 만날 여력도 사라졌다. 연애는 가당치 않은 일로 치부하고 있다. 최근 연이어 들리는 기득권층 자녀들의 특혜 소식에 김씨는 “말도 안되는 변명으로 자녀들의 혜택을 합리화하는 기득권층을 보면, 우리를 얼마나 하찮게 취급하는지 볼 수 있지 않느냐”고 했다.

#2. 서울 중위권 대학을 나와 중소기업에서 일을 하고 있는 고모(27) 씨는 “노력 없이도 혜택을 받고, 노력을 해도 결국 탈락하는 사회에 원망을 느낀다”고 최근 일어난 일들에 대한 감정을 토로했다. 고씨는 취업을 하기 위해 봉사활동, 인턴, 자격증 취득 등을 빠짐없이 했다. 하지만 그에게 돌아온 것은 셀 수도 없는 서류 탈락이었다. 결국 대기업 공채는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고씨는 “더 큰 허탈감을 주는 것은 금수저만이 혜택을 받는 이런 사회구조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조국·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부터 곽상도 무소속 의원, 문재인 대통령까지 사회 기득권층의 자녀 특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노력만을 강요받던 청년들은 출발점이 다른 사회구조에 허탈감을 느끼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취업시장이 위축되면서 그런 청년들의 고충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7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청년(15~29세) 체감실업률은 25.1%로 4명 중 1명이 사실상 실업 상태로 조사됐다. 지난해 청년 구직단념자는 21만9000명으로 2015년 대비 18.3% 늘었다. 고용률은 42.2%로 주요 5개국(G5) 국가 평균 56.8%에 비해 14.6%포인트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저조한 청년 경제활동참가율 때문으로, 한국의 청년 경제활동참가율(46.4%)은 G5 국가 평균(62.5%)에 한참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청년들이 진 빚은 늘어만 가 올해 같은 기간 20대 금융채무불이행금액은 1조2000억원에 이르렀다. 이는 최근 5년 새 최대 규모다.

이런 절망은 청년들의 삶을 벼랑 끝으로까지 몰고 있다. 통계청의 ‘2020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20대 자살률은 10만명당 19.2명에서 21.7명으로 전년 대비 12.8% 급증했다. 40대 이상 장년층 자살률이 모두 감소한 것과 상반된다.

청년들의 분노는 점차 커지고 있다. 시민단체 2022대선대응청년행동은 6일 기자회견을 열고 “기성정치는 일자리 안정을 만들겠다며 임시직 일자리를 늘리고, 집값을 잡겠다던 부동산 정책은 20번이나 실패했다”며 “힘들다는 청년들의 삶에 기성정치는 해결자가 아닌 낭떠러지 앞에 청년들을 세우는 원인 제공자”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단체는 30일 거리 행진으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종국에는 자포자기 상태 또는 폭력적인 행동 등으로 발현되는 문제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서이종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좌절이 어느 순간 분노로 바뀌면서 생기는 파괴적인 행동으로 발현될 수 있다”며 “젊은이들이 꿈과 희망을 상실해 무기력한 상태가 되면 자포자기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123@heraldcorp.com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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