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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패션 입은’ 카페 러브콜…프랜차이즈 매장은 긴장 중 [언박싱]
패션 업계, F&B 시장 노린다
브랜드 이미지 공간·음식에 녹여 인기몰이
백화점, 패션 브랜드 카페 입점 선호 현상 두드러져
던킨 등 프랜차이즈 매장, 차별화 전략 나서
아이디룩의 패션브랜드 A.P.C가 지난 8월 처음으로 롯데백화점 동탄점에 ‘카페 A.P.C’를 선보였다. [아이디룩 제공]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패션 업계가 F&B 사업에도 손을 뻗치기 시작했다. 브랜드가 추구하는 이미지를 음료와 디저트, 공간 디자인에 반영해 손님을 모으는 전략이 소비자들에게 먹히면서다. ‘패션 입은’ 카페를 향한 러브콜이 백화점에서도 쏟아지자 기존 프랜차이즈 브랜드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최근 MZ(밀레니얼+Z)세대에서 인기 있는 카페의 공통점은 패션업계 출신 또는 패션 브랜드가 론칭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다운타우너’ 햄버거를 시작으로 ‘노티드 도넛’ 등 외식 브랜드 사업을 벌인 GFFG의 이준범 대표는 서울 동대문에서 의류 매장에서 일한 패션업계 출신이다. 이 때문에 노티드 도넛의 노란색 웃는 모양의 캐릭터, 다운타우너의 인테리어 등에서는 ‘빈티지’, ‘심플함’ 등 추구하는 이미지가 잘 드러난다.

이에 MZ세대에게 알록달록하면서도 심플한 노티드 도넛 매장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상에서 포토존으로 등극해 인기를 더했다.

지난 2월 아이웨어 패션 브랜드 ‘젠틀몬스터’가 서울 강남구 하우스도산에서 디저트 카페 ‘누데이크’를 선보였다. [누데이크 인스타그램 캡처]

선글라스로 유명한 아이웨어 패션 브랜드 ‘젠틀몬스터’는 지난 2월 서울 강남구 하우스도산에 디저트 카페 ‘누데이크’를 선보였다. 하우스도산의 공간은 현대 미술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작가 안드레아 아르테미소의 맛에 관한 미디어 아트 작품을 전시하고 ‘로봇 거미’ 등 대형 조형물로 미래적인 감각을 더했다.

빵 모양 역시 톡특하다. 누데이크의 디저트 메뉴는 패션과 아트에서 받은 영감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누데이크는 F&B팀을 비롯해 오브제·패션·공간·그래픽 디자이너 등이 함께 디저트를 개발한다. 또 현대 미술 작품처럼 전시 공간에 하나씩만 빵을 진열해 디저트들이 예술 작품처럼 보이도록 구현했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스트릿 패션 브랜드 널디의 카페 플래그십 스토어. [신주희 기자]

홍대에는 아이유의 트레이닝복으로 인기를 끈 브랜드 ‘널디’의 카페 플래그십 스토어가 있다. 홍대점은 90년대 미국 가정집의 콘셉트로 매장을 꾸몄다. MZ세대가 선호하는 복고풍 인테리어에 널디를 대표하는 보라색, 네온 사인을 활용해 공간을 꾸며 스트릿 패션 브랜드의 이미지를 살렸다. 서울 외에도 대구와 부산, 광주 등 지방 주요 광역시에도 단독 플래그십 매장을 열었다.

패션 브랜드의 카페가 인기를 끌자 최근 오픈한 백화점에서도 기존의 프랜차이즈 카페를 입점시키는 대신 이들을 향한 입점 경쟁이 치열해졌다.

누데이크는 신세계 스타필드 하남점, 롯데백화점 동탄점 등 새로 오픈한 백화점에 줄줄이 들어섰다. 아이디룩의 패션브랜드 A.P.C도 지난 8월 처음으로 롯데백화점 동탄점에 ‘카페 A.P.C’를 선보였다. 매장에서는 음료뿐 아니라 가방, 옷, 캔들 등 잡화도 같이 판매하고 있다. 오픈 시작과 동시에 줄을 설 만큼 반응이 뜨거웠다.

기존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F&B 트렌드 변화에 바짝 긴장했다. 기성품 이미지를 벗고 음식과 공간에 디자인·예술을 더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던킨은 지난 8월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도넛 시장에서 노티드 도넛, 랜디스 도넛의 영향력이 높아지자 반격에 나섰다. 새롭게 선보인 플래그십 스토어의 벽에는 수 천 만원에 달하는 도넛 디자이너의 작품이 전시돼 있으며 오픈 키친 스튜디오를 통해 도넛을 만드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도록 했다. 또 다른 던킨 매장에서 팔지 않는 특색 있는 메뉴만을 판매한다.

또 지난해부터 공간 디자이너와의 협업을 통해 매장 인테리어를 구상하며 매장에 ‘감성’을 더하는 데 공력을 들였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패션 브랜드가 F&B 사업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며 “기존에 브랜드가 추구하는 이미지, 감성을 활용해 SNS 마케팅을 잘하고 카페 공간에도 의미를 부여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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