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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獨 극우당 AfD의 부진…옛 동독 지역서 기사회생
이번 총선서 제5당으로 밀려…4년전 반난민·혐오로 제3당 부상
舊 동독 작센·튀링겐주 등에서 고득표율…정치권 소외 계속될듯
[AP]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독일의 극우성향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26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4년 전 총선에서 제 3당으로 연방하원에 처음 진입하는 파란을 일으키며 주목을 받았던 것과 비교했을 때 제 5당으로 내려앉으며 확연히 다른 처지가 된 것이다.

27일 오전 1시께 공개된 공영방송 ZDF의 잠정집계 결과, AfD의 득표율은 10.4%로 나타났다.

지난 총선보다 2.2% 포인트 떨어진 수치지만, 녹색당(14.6%)과 자유민주당(11.5%)에 추월당하며 제5당으로 밀렸다.

지난 4년간 메르켈 4기 체제에서 제1당인 기독민주-기독사회당 연합과 제2당인 사회민주당이 연립정부를 꾸리는 바람에 AfD는 제1 야당이 됐었다.

물론 기성 정당들이 AfD와의 협력을 거부했기 때문에 AfD는 원내에서 고립된 채 4년의 시간을 보냈다.

AfD의 이번 총선 결과는 예견된 수순이었다.

지난 총선 이후 AfD는 지방선거에서 잇따라 선전하며 기세를 더욱 올렸다.

옛 동독지역인 작센주와 브란덴부르크주, 튀링겐주 선거에서 제2 정당으로 올라섰다. 기사당의 아성으로 옛 서독지역인 바이에른주에서 선전하기도 했다.

지지율도 15% 전후를 나타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독일 사회의 주요 이슈가 난민 문제에서 기후변화 문제 등으로 이동하기 시작하면서 AfD의 인기가 점점 식기 시작했다.

더구나 AfD 정치인들의 잇따른 혐오·증오 발언이 사회문제시 되고 극우적인 일탈 행위가 이어지면서 스스로 무너지는 형국이 됐다.

AfD는 당내 온건파가 당권을 장악하며 친(親)나치 성향의 언행을 보인 정치인들을 내치기도했지만 하락세가 이어졌다.

특히 옛 서독지역에서 내림세가 뚜렷했다.

[EPA]

그러나, 아직 옛 동독지역을 중심으로 AfD의 위세는 계속되는 점은 여전히 주목할만하다.

이번 총선 결과 AfD는 옛 동독지역인 작센주와 튀링겐주 지역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을 올렸다.

옛 동독지역에서 지난 총선보다 득표율이 높은 지역이 많았다.

AfD는 동서독 통일 이후 경제적으로 급속한 발전을 이뤘지만, 아직 옛 서독지역에 비해 경제력이 떨어지고 사회·문화적 자본 역시 떨어지는 옛 동독지역의 ‘2등 시민’ 정서를 자극해왔다.

독일 사회는 지난 총선 이후 AfD가 옛 동독지역에서 세력을 키우는 데 대해 상당히 경각심을 보여왔다.

독일 지도자들은 동서독 간 통일이 옛 동독 시민의 민주화 운동을 바탕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 지역 시민들의 자긍심을 끌어올리는 데 노력을 기울여왔다.

AfD는 이번 총선 이후에도 계속 기성 정치권의 협력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기성 정당들은 총선 과정에서 AfD와의 협력을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내왔다.

AfD는 그나마 기성 정당 가운데 중도우파인 기민·기사당 연합과의 협력 가능성을 노리고 있지만, 여전히 일방적인 ‘희망’에 불과한 게 현실이다.

AfD의 알렉산더 가울란트 전 공동대표는 “이번 총선 결과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기민당을 망쳤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우리가 상대적으로 약해졌지만 ‘메르켈 아웃(out)’이라는 임무를 달성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총선에서 제1당이 된 사민당의 총리 후보인 올라프 숄츠가 총리가 될 경우 “기민당은 진로를 바꿔야 하고, 그러고 나서 우리는 기민당과 함께 일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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