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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간] 이 시대 류성룡은 어디 있는가…‘인간’ 류성룡 이야기
조선시대 명재상이자 진정한 휴머니스트
서애 류성룡의 리더십·인간적인 모습 담아내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임진왜란과 징비록, 그리고 이순신.’

이 세가지 키워드가 가리키는 인물, 바로 서애 류성룡이다. 조선시대 ‘하늘이 내린 재상’으로 칭송받았지만 그 이면의 인간적인 모습은 후대에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유창하 박사의 신간 ‘‘인간’ 서애 류성룡 이야기’(지식산업사)는 명재상으로서의 면모 뿐 아니라 진정한 휴머니스트로서 서애의 모습을 섬세하게 담아냈다.

이 책은 서애 류성룡의 공적인 기록과 개인적인 일화를 20편에 나누어 담았다. 임진왜란의 고통을 온몸으로 짊어져야 했던 백성들을 위해 임금 앞에서 중대 고비마다 ‘아니되옵니다’를 외쳤던 당당한 충신의 모습과 자식들에게 올바른 공부 방법을 알려주는 보통 아버지의 자상한 모습에서 진정한 휴머니스트 류성룡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그는 ‘큰 강의 흐름은 막을 수 없으나 물길은 바꿀 수 있다!’라는 생각으로, ‘현실’이라는 바탕에 ‘충효’라는 이론과 ‘실용’이라는 방법의 두 기둥을 세우고 ‘개혁’으로 지붕을 덮어 백성을 위한 조선왕국을 짓고자 했다.

임진왜란을 온몸으로 맞이할 수밖에 없었던 백성의 아픔을 통감하며, 이들을 위해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방법을 내놓는다. 백성들이 기꺼이 국난에 동참하도록 한 모속제도 시행, 백성들의 세금 부담을 줄여준 작미법 시행, 호랑이보다 무섭다던 방납제도 개혁 등으로 백성들을 마음으로 끌어안고자 했다.

또 “인재 등용에는 서자건 노비건 아무것도 묻지 말고 오직 능력만 있으면 선출”할 것을 주장했는데, 이로 말미암아 불세출의 명장 이순신과 신충원 등 인재를 발굴, 등용하여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 책을 통해 국난을 이겨낸 재상 류성룡의 리더십, 그 이면에는 기본적으로 인간을 향한 존중이 몸에 배어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의 행적을 한 장면, 한 장면 따라가다 보면 재상 류성룡이 아닌 ‘인간’ 류성룡의 인품을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어머니를 지극정성으로 모시는 효심, 형제 친구들과 함께 소탈하게 나누는 우정, 그리고 가족을 향한 사랑 등 한 인간 류성룡의 향기를 이 책 곳곳에서 오롯이 느낄 수 있다. 나이든 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수십 차례 사직서를 제출했고, 형 겸암 류운룡과 한적한 정자에 앉아 달빛 아래 술잔을 기울이며 학문을 논하기도 했다.

또 자식들에게 편지를 보내 “요즘 서울의 소아(젊은이)들은 마치 시장 상인들처럼 다만 효과가 빨리 나타나는 것만 취하고 빨리 되는 길을 구하기만 한다. … 유명해지기 위해 다투기를 잘하지 못하는 자들이 본받을 바가 아닌 것이다.”라며 올바른 학문과 인생의 먼 길을 걷기를 당부했던 글 속에는 오늘 우리 시대 아버지들의 모습이 투영되어 나타난다.

임진왜란 7년 동안 조선 8도 구석구석까지 불타고 짓밟힌 가장 어려운 시기를 재상으로 일하면서 국난을 극복한 ‘재상’ 류성룡. 그러나 귀향하는데도 노잣돈이 없어 아들에게까지 돈을 융통해달라는 편지를 쓰고, 말년에는 자그마한 정사에 앉아 학문에 집중하는 그의 소탈한 모습이 오백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지금 우리 눈앞에 새록새록 펼쳐진다.

저자 유창하는 서울신문 수습기자를 시작으로 25년간 현장을 뛴 언론인이자 언론학박사다. 류성룡이 국난을 이겨낼 수 있었던 ‘인간적인 면모’를 간결하고 생동감 있는 필치로 그려내고 있다. 류성룡의 찰방공파(察訪公派) 후손이기도 한 저자는 ‘재상’ 류성룡이 역사적 인물로 살아가게 되었던 그 이면을 묘사한다.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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