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우승 인터뷰에 응하는 황봉주. 조용직 기자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월드 3쿠션 그랑프리에서 18일 준우승의 쾌거를 거둔 황봉주(38·경남연맹)가 더욱 연습에 매진해 차기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경기를 마치고 공식 인터뷰에 응한 황봉주는 경기 직후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흘린 것과 관련, “(패했다는) 분함의 눈물은 아니고, 그냥 이유를 알 수 없는 눈물이 흘렀다”며 벅찬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경기에 임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날 결승전에서 세계 1위 딕 야스퍼스(56·네덜란드)에게 세트 스코어 0-3으로 패했다. 준우승이 확정된 그는 준우승상금 5000만원을 받았다.

이날 결승전을 돌아본 황봉주는 “1,2세트는 (야스퍼스의 디펜스가 강해) 어려운 공이 많이 왔다. 그래서 그냥 보냈다”면서 “3세트째가 되니 감정이 북받쳐올라 질질 짜면서 나섰다”고 털어놨다. 돌부처 같은 황봉주지만 결승전, 그것도 세계 최강 딕 야스퍼스와 우승상금 1억원을 놓고 싸운다는 중압감은 쉬이 컨트롤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실제 그는 한국 대회에서도 지난 해 전국대회 8강이 최고 성적이고, 국제 대회는 이번이 첫 경험이다. 생짜 첫경험에 이런 성적을 낸 것만 해도 엄청난 일임에는 틀림없다.

[파이브앤식스 제공]

황봉주는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선수들과 많이 쳐보면서 많은 경험과 배움을 얻었다”며 “차기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김해로 돌아가서 딱 한잔만 하고 바로 다음날부터 연습에 충실하겠다”고 다짐했다.

준우승상금 5000만원을 어디에 쓸 것이냐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대출금 갚아아죠” 하고 답해 웃음을 유발한 그는 실핀을 꽂은 특유의 헤어스타일에 대해 “컬러 실핀을 사주겠다는 팬들이 많아요”라며 거듭 유쾌하게 재치를 발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