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서병기 연예톡톡]‘미스 몬테크리스토’, 단순복수극 그 이상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최근 종영한 KBS2 일일극 ‘미스 몬테크리스토’는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 잡았다. 10대때부터 절친 사이인 고은조(이소연), 고하라(최여진), 주세린(이다해)의 사랑과 우정, 배신에 관한 이야기다. 질투와 탐욕으로 우정을 져버린 하라와 세린에 의해 죽음 문턱까지 갔다가 돌아온 은조가 빼앗긴 인생을 되찾는다.

이런 복수극은 드라마에서 흔히 다루는 내용이지만, 이 드라마는 복수가 꽤 치밀하고 구조적으로 진행된다. 특히 1~30회 정도까지는 긴장감이 잘 유지됐다.

은조 혼자 힘으로 복수하기는 힘들다. 여기에 은조 캐릭터에 공감할 수 있는 냉혹한 기업사냥꾼 지나황(오미희)이 은조의 복수 멘토로 나선다. 여성들의 우정과 배신을 다루는 여성복수서사라는 점도 약간은 새로웠다.

이 드라마는 거의 모든 배우들이 맹활약 했다. 다른 드라마라면 주변 인물에 그칠법한 캐릭터들, 예컨대 이중스파이 노릇까지 하며 깨알재미와 긴장감까지 제공한 가사도우미 봉숙(김애란), 허풍, 사기꾼을 연기하며 망가지는 모습까지 보여준 세린의 아버지 주태식(권오현), 태식 부녀를 위해 악행을 저지르고 세린과 멜로도 형성하는 나욱도(안희성), 화려함과 천박성을 동시에 보여준 ‘악녀’ 금은화 부사장(경숙), 의리를 보여준 왕퉁조 비서(이얀)까지 맹활약했다.

특히 주연을 맡았던 이소연은 은조와 가흔 두 인물을 소화하면서 절제된 연기로 드라마의 주도권을 잡아나갔다. 이런 점들이 100회까지 갈 수 있는 동력으로 작용했다.

은조(이소연)가 납치돼 생매장될 뻔 하고, 하라(최여진)가 자신이 낳은 아들 훈이를 납치하는 등 납득할 수 없는 막장적 상황이 펼쳐졌다. 하지만 가해자는 피해자와 비슷하게 생긴 사람앞에서 죄의식을 느껴보기도 한다.

무엇보다 복수를 하는 주체인 이소연이 ‘과거의 착한 은조로 돌아갈 수 있을까’ ‘복수를 하면서 괴물이 되는 건 아닌지’ 등 복수 행위에 끊임없이 의문을 품는 심리상태를 보여주면서 나쁜 짓을 한 사람을 단죄하고 끝나는 기존 막장극과는 달리,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다각도에서 생각하게 했다.

‘미스 몬테크리스토’는 배우들이 수시로 건강식품을 먹는 등 PPL이나 광고판매에서 큰 소득을 올린 효자 일일극이다. 만나도 건강식품을 먹고 싸우다가도 먹었다.

복수하는 공간이 패션회사다 보니, 신상품 기획 컴피티션, 경쟁PT, 품평회를 자주 했는데, 여러차례 반복해 단조롭게 지루하게 느끼진 경우가 있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지적된다.

또한, 일일극을 100회나 한다는 것은 요즘 미디어 생태계와 시청 패턴에서 맞지 않다. KBS1 일일극이 가족과 사랑을 소재로 한 홈드라마로 변화하는 시대의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감동과 의미를 주는데 비해 KBS2 일일극은 지상파, 케이블, 웹드라마, OTT 드라마와도 경쟁해야 한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변화된 시청 행태와 패턴에 맞줘야 하며, 라이프스타일과 장르물을 잘 결합해 좀 더 세련되고 트렌디한 느낌을 줘야 한다.

wp@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