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실핀 헤어’ 황봉주의 유쾌한 반란…초클루, 세이기너 격파
3C WGP 8강 리그전 2일차, 2승 추가 중간성적 3위
초클루도 찬사…“블롬달도 슬슬 나를 경계하게 되겠죠”
유쾌한 남자 황봉주의 신바람이 8강에도 불고 있다. 사진은 8강 리그 2일차 세미 세이기너와의 경기. [파이브앤식스 제공]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아무도 예상하지 못 한 다크호스의 활약이 월드 3쿠션 그랑프리에서 펼쳐지고 있다. 단발 머리에 실핀을 꽂고 출전중인 황봉주(38·경남연맹)이 오늘도 해냈다.

황봉주는 16일 원주 호텔인터불고원주에서 열린 이 대회 8강 풀리그 2일차 경기에서 터키의 무랏 나시 초클루와 세미 세이기너를 잇따라 격파하며 2승을 추가했다. 이로서 3승2패가 된 황봉주는 동률의 김준태에 세트 득실차로 앞서며 중간합계 3위에 올랐다. 4위까지 주어지는 플레이오프 진출 전망이 밝다.

황봉주는 이날 첫 경기에서 만난 초클루에게 먼저 세트를 내주고 세트스코어 2-1(12-27, 13-11, 12-8)로 역전승했다. 이 대회 32강 리그와 16강 리그에서 각각 한 차례씩 맞붙어 모두 패했던 상대이기에 의미가 더욱 컸다.

두 번째 경기인 세이기너와 경기에서도 황봉주는 먼저 세트를 내준 뒤 2-1(13-22, 20-4, 14-3)으로 경기를 뒤집는 괴력을 발휘했다. 도중에 스트로크를 수구가 아닌 테이블 벽에 하는 큐미스로 관전하던 선수들을 웃게 만드는 해프닝도 있었다. 황봉주의 승리가 확정되자 세이기너가 박수를 쳐줬을 정도로 뒷심 있는 경기력이었다.

이 두 경기 모두 래깅에서 져 1,3세트를 후구로 맞는 불리한 조건이었는데도 승리한 점은 더욱 놀랍다. 앞서 16강 리그전에서는 승리한 3개 경기 모두 초구를 차지한 경기였다.

황봉주는 초클루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경기 시작 때 초클루가 귓속말로 ‘리벤지(복수전)?’ 하고 묻기에 ‘유 티처, 미 스튜던트(넌 선생이고, 난 학생이야)’라고 답했다”며 “경기 후에는 초클루가 ‘네가 선생이야’라고 축하말을 건네줬다”고 전했다.

황봉주는 대회 초반에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선수였다. 세계랭커로 시드를 받은 선수들이 즐비한 가운데 한국 선발전을 거쳐 머릿수를 채운 그저 그런 출전자였다. 그러나 머리에 야무지게 핀을 꽂고 덤덤하게 한경기 한경기를 치르며 어느덧 여기까지 왔다.

그 사이 천하의 토브욘 블롬달도 그와 세 차례 경기를 치르며 점점 그를 경계하고 있다. 이 대회 상대전적에서 2승1무로 앞섰지만 대전을 거듭할수록 이 무명의 선수가 뿜는 기량을 더 이상 평가절하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정말 많이 배우고 느낍니다. 평소 존경하던 딕 야스퍼스가 공을 치는 것을 현장에서 지켜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제 장점인 멘탈을 잘 지켜서 지금 리듬대로 내일 경기(루피 체넷전, 타스데미르 타이푼전)에 임하겠습니다.”

yjc@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