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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별기고] 국민을 지키려면 ‘눈’부터 속히 갖춰야

수백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직접적이고 지속적으로 노출돼온 전 세계 유일한 국가는 대한민국이다. 물론 이러한 위협에 대응해 정부와 공군은 가능한 노력을 기울였다. 우리 군은 탄도미사일 위협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한국형 미사일방어 체계(KAMD)를 개발, 천궁 블록2를 지난해에 실전에 배치하는 등 이제 막 그 역량을 갖췄다.

그러나 스커드미사일보다 탐지와 요격이 어려운 KN-23·24·25의 ‘신형 정밀타격무기 3종 세트’가 등장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이제 수동적으로 날아오는 미사일을 막는 것보다 미사일 발사 전에 움직임을 감시하고 저지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핵·미사일에 대응하는 군사작전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 날아오는 미사일을 탐지하고 격멸하는 킬체인 작전과 킬체인이 실패했을 때 날아오는 미사일을 요격미사일로 격파하는 KAMD 작전이다. 적이 최신예 정밀타격 미사일을 만들어 KAMD의 능력이 비교적 약화한 상황에서 핵 위협에서 대한민국을 지키는 핵심 역량은 킬체인 작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 킬체인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드넓게 산개된 이동식 미사일 발사차량을 찾아내는 것이다. 이는 공중에서 지상을 드넓게 감시하는 첨단 레이더 없이는 불가능하다.

한반도에는 미사일 위협이 있을 때마다 조인트 스타즈(Joint STARS)로 알려진 미군의 지상 이동표적 감시기가 투입된다. 드넓은 적 지형에서 미사일 발사차량을 족집게처럼 찾아내는 임무는 수많은 미군정찰기 가운데 오직 조인트스타즈만이 할 수 있는 임무였다. 그러나 조인트스타즈는 중고 보잉 707항공기를 개조해 만들어진 탓에 이제 기체의 운용 한계에 다다른 상태다.

영국 공군은 센티넬 R1을 활용했다. 공중원격레이더(ASTOR·아스터)라는 애칭으로도 유명한 이 기체는 2008년부터 아프가니스탄 전선에 투입됐다. 전투뿐만 아니라 인명구조에서도 활약해 남부 잉글랜드 홍수 사태 당시 피해상황을 조망하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지상 감시임무가 절실한 대한민국은 여전히 미국의 낡디 낡은 조인트스타즈에 탄도미사일 감시임무를 맡기고 있다. 물론 우리 군도 합동 이동 표적 감시통제기라는 사업명으로 이러한 기체를 도입하고자 한다. 아무리 글로벌 호크와 같은 무인기가 있더라도 사람이 탑승해 전장상황을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곧바로 대응할 수 있는 전장관리 지휘통제(BMC2) 기능을 갖춘 항공기에는 비할 수 없다. 특히 산악지대가 많은 한반도 지형특성상 산맥의 틈새에 구석구석 숨어 있는 미사일 발사대를 효과적으로 찾아내어 BMC2로 부대에 임무를 즉각 하달할 수 있는 기체는 결심의 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관건인 미래전의 핵심적인 역량이다.

하지만 현재는 이런 임무를 미군에게 의존하고 있어 독자적인 킬체인 작전 수행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대한민국 스스로 운용할 수 있는 전장 감시 항공기를 반드시 확보해야만 한다. 핵과 미사일의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것이 우리 국방의 최우선 순위라면 우리 군이 스스로 운용할 전장 감시 항공기의 도입은 전작권 전환의 필수조건이자 핵심 과제다.

양욱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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