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서병기 연예톡톡]‘유 퀴즈 온 더 블럭’은 어떻게 토크쇼의 대세가 됐나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요즘 토크쇼의 대세는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다. ‘무릎팍도사’ ‘힐링캠프’ ‘승승장구’ ‘라디오스타’ 등의 토크쇼들이 인기를 끈 시절들이 있었다.

‘무릎팍도사’와 ‘힐링캠프’에는 이미지를 부드럽게 하고싶은 정치인들도 나왔다. 지금은 ‘유퀴즈’가 사람 이야기를 이끌어내기 가장 좋은 프로그램이 됐다. 연예인이건 비연예인이건 자신의 이야기를 펼칠 수 있는 곳으로 '유퀴즈'만한 프로그램을 찾기 힘들다. 사람에 대한 궁금증과 공감에 대한 시장은 늘 존재하기 마련이다.

‘유퀴즈’는 ‘무한도전’에서 유재석이 교자상과 의자를 메고 길을 나서 우연히 만나는 사람과 인터뷰를 나누는 길거리 토크쇼 ‘잠깐만’에 기반을 두고 있다. ‘유퀴즈’ 김민석 PD에 따르면, 유재석은 거리에 걸어가는 사람은 어디로 가고 있으며, 사람들이 들고가는 가방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 등등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유독 많다고 한다.

특정한 주제 없이 오로지 유재석의 공감능력에 맡겨 매주 7~8명을 만나 그들 인생 이야기를 듣는 방식이었다. 사람마다 이야기하는 포인트가 달랐다. 낙원동 주변에서 만난 40년 전통 열쇠가게 아저씨, 춘천 감나무 아래에서 만난 동네 할머니들, 세탁소 아저씨에게 듣는 소소한 이야기는 그 자체로도 흥미로웠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때문에 밖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 실내에서 사람여행을 계속 하려면 섭외를 해야했다. 섭외 이유가 필요하다 보니 매주 주제를 잡게됐다. 포맷이 바뀌면서 오히려 대중의 관심은 더 높아졌다.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을 못만나고, 외출이 여의치 않아서 더욱더 사람의 이야기에 목말라 하는 걸까?

‘은밀한 이중생활편‘에 출연한 의사 겸 타투이스트 이야기나, 힘들어하는 청소년을 위해 정릉에서 저렴한 식당을 운영하는 신부님 이야기는 큰 반응이 나왔다. 신부님의 식당에는 유재석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의 기부가 이어졌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특집에 나온 86세 플랭크맨 김영달 씨, 배우 박정민, 대기업 첫 여성 임원 윤여순, 의사 신승건 씨가 들려준, 끝없이 경주하는 인생 이야기도 감동과 자극을 주었다.

9일 방송된 ‘감독의 세계’ 특집에서는 "당신도 한때는 아이였다"를 모토로 어른들이 아닌 아이들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유튜브 영상을 제작하고 있는 윤성원 감독의 이야기가 특히 눈길을 끌었다. 6천만뷰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한 ‘한국 아이가 미국 아이를 만나면 하는 말’과 ‘아이가 가수 아이유를 모른 척하기’ 등의 영상콘텐츠를 만들어 251만여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미성숙하고 실수할 때도 있는 영상속 아이는 한때의 자신이라고 말했다.

‘걸어서 세계 속으로’의 김가람 PD는 3대가 덕을 쌓아야 맡을 수 있다는 인기 여행 프로그램이지만, 카메라 7대를 가지고 다니며 혼자 찍어야 하는 '1인 제작' 시스템이라는 반전이 있었다.

한 회당 4~5명의 이야기를 각각 20분 정도 듣는데, 한 사람의 인생을 담기에는 길지도 않고, 짧지도 않은 시간이다. 너무 깊게 들어가지도 않는다. 출연자들은 자신의 삶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그 속에 담긴 의미 있는 메시지와 긍정적인 에너지가 시청자 삶의 영역으로도 확장된다.

‘큰 자기’ 유재석과 ‘아기 자기’ 조세호의 주거니 받거니 MC 호흡도 매우 좋다. 무엇보다 국민적 호감도를 지닌 유재석의 역할이 크다. 출연자들이 자신의 삶에 대해 유재석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이미 마음이 열려있다. 가족편에 나온 홍진경의 딸 김라엘은 유재석을 만나러 왔다고 했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대화할 수 있게 돕는 게 유재석의 힘이다. 유재석의 타인에 대한 호기심과 배려가 출연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이야기를 궁금해하고 자신의 이야기에 공감한다고 느끼게 만드는 힘으로 작용하는 것은 ‘유퀴즈’의 큰 자산이다.

/wp@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