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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월의 청춘’ 계엄군 권영찬, “불순분자가 아닌 사람을 쏠 순 없습니다”
 감정 이입 유발하는 고뇌와 진정성 열연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오월의 청춘’ 권영찬의 진정성 있는 연기가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지난 1일 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오월의 청춘' 10회에서 권영찬은 계엄령이 내려진 광주에 투입된 군인으로, 시민을 진압하라는 명령에 고뇌하는 김경수를 생동감 넘치는 연기력으로 소화하며 그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지난 방송분에서 주로 희태(이도현 분)의 회상 속, 그리고 희태에게 연락을 시도하는 군인으로 꾸준히 등장한 김경수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그 정체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낸 바 있다.

1일 방송된 10회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광주에 투입된 계엄군이 되어 등장한 김경수는 인권을 위해 투쟁하던 대학생에서 이유도 알지 못한 채 시민을 탄압해야 하는 기구한 운명의 주인공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상부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도망치던 시민을 쏘지 못한 데다 설상가상 실탄을 거꾸로 장전한 것을 들킨 경수는 홍병장에게 구타를 당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날 거리에서 만난 명희를 쏘지 못한 채 뒤를 쫓던 경수는 희태를 만나 충격에 빠진 것도 잠시, 여자친구 석철이 살아있음을 듣고 눈물을 흘린다.

이후 명희를 놓친 자신 때문에 부대원 전체가 기합을 받는 상황에서 대학 시절 “김경수, 넌 선한 사람이 아니야. 난 네가 강해서 좋은 거야.”라던 희태의 말을 떠올린 경수는 홍 병장의 강압적인 태도에도 용기를 내어 “불순분자가 아닌 사람을 쏠 순 없습니다.”라며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권영찬은 이날 방송을 통해 평범한 시민에게 총을 겨눠야만 하는 상황에서 겁먹은 채 머뭇거리는 김경수를 섬세한 표정 연기로 그려냈다. 고문관인 자신을 챙겨주던 이상병의 “니가 안 쏘믄, 나가 쏴야돼”라는 말에 충격받아 비참한 마음을 여실히 드러낸 권영찬의 얼굴은 김경수의 처지에 완벽히 녹아든 모습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명희의 뒤를 쫓다 그간 애타게 연락하던 절친 희태와 마주하고, 여자친구 석철의 생사를 알게 되는 장면은 신예 권영찬의 연기 내공을 입증해 준 장면이었다. 충격과 안심이 교차하는, 눈물이 그렁한 눈으로 희태를 바라보는 권영찬의 눈은 이미 경수 그 자체였다. 그날 밤, 홍병장에게 불순분자가 아닌 사람을 쏠 수 없었다고 말하는 장면에서 권영찬은 이전과는 사뭇 달라진 결연한 표정으로 카리스마를 내뿜으며 몰입감을 더했다.

권영찬은 아픈 시대적 배경 속에서 실제로 존재했을지도 모를 인물을 표현해야 하는 어려움에도 마치 그 시절, 김경수 일병이 살아 돌아온 것 같은 생생한 연기로 시청자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데뷔작인 넷플릭스 ‘보건교사 안은영’의 ‘이지형’ 역을 맡아 순수하고 깨끗한 마스크와 몰입도 높은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바 있는 권영찬이 두 번째 작품인 ‘오월의 청춘’을 통해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앞으로의 연기 행보에도 관심이 생기고 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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