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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더스칼럼] 내일 지구종말이 온다면?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면 오늘의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혹자는 사과나무를 심을 것이라 했고 누군가는 사랑하는 이를 만나러 가겠다고 한다. 지구의 종말이 내일 당장 일어날 확률은 지극히 낮다. 그래서 현실감이 떨어진다. 그렇다면 ‘내일’을 ‘미래’로 바꿔보면 어떨까? 미래에 지구의 종말이 온다면 오늘의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단어 하나가 바뀜으로써 질문은 현실로 다가온다. 지구 종말이 실제로 일어날지도 모를 일이라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바로 기후위기 때문이다.

내일 당장 지구 종말이 일어날 정도는 아니지만 지구 온도가 계속 올라가고 있다. 지난 100년간 이미 0.85도가 올랐으며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IPCC의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에 따르면 산업화 이전 대비 온도가 2도 더 오르게 되면 바다의 산호초가 모두 사라질 것이라 고한다. 단순히 산호초만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한 연쇄 효과로 모든 생태계가 파괴돼 인간도 그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기후위기는 이미 오래전부터 수많은 과학자가 경고해왔지만 당장 내일 일어날 일이 아니기에 우리는 큰 위기감을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기후위기는 과거부터 미래로 진행 중인 현실이며, 언젠가는 우리의 내일이 될 정해진 미래일지도 모른다. 정해진 미래라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나비의 날갯짓이 태풍을 만들 수도 있듯이 기후변화가 기후위기를 넘어 기후재앙이 되지 않도록 우리는 정해진 미래를 바꾸기 위해 부단히 날갯짓을 이어가야 한다.

그 노력의 대표 격이라 할 수 있는 것이 ‘탄소중립 선언’이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10월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탄소중립은 기온상승의 주범이라 할 수 있는 탄소의 배출을 최대한 줄이고 흡수하고 제거해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개념적으로는 덧셈, 뺄셈 수준이라 어렵지 않지만 목표를 30년 뒤인 2050년으로 잡은 것을 보면 결코 쉽지 않은 일임을 느낄 수 있다.

탄소중립을 실현시키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핵심은 과학기술이다. 화석연료 발전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저탄소화기술, 발생한 탄소를 포집하고 자원화하는 기술, 화석연료 사용을 대체할 수 있는 태양광·풍력·수소 등 신재생에너지기술, 현재 사용하는 에너지의 효율을 높이는 기술 등 다양한 과학기술이 탄소중립을 앞당기기 위해 연구되고 있다. 이러한 기술들이 하루빨리 개발되고 상용화될 수 있도록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소관 정부 출연연구기관이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 한국화학연구원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효율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그린수소 생산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그리고 미래 에너지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도록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에서는 인공태양 ‘KSTAR’를 이용한 1억도 초고온 플라스마 운전실험에서 해마다 세계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이런 세계적 연구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탄소중립은 우리가 만들어갈 미래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구 온도가 일정 수준 이상 올라간 뒤에는 어떠한 과학기술도 무용해진다. 지구온난화의 속도를 늦추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의 과속이 필요하다. 지구의 운명을 건 속도전에서 탄소중립이 승리할 수 있도록 출연연이 과학기술 발전의 속도를 높여갈 것이다.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오지 않도록.

이인환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정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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