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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현재 최저임금도 못 버틸 수준” 자영업 절규 외면말아야

한국경제연구원이 16일 발표한 최저임금 관련 설문조사 결과는 오늘날 한국 자영업자들의 처지를 가감 없이 보여준다. 자영업자 2명 중 1명은 지금의 최저임금에서 추가 고용은 엄두도 내지 못하며 10명 중 3명은 아예 문 닫게 될까 걱정한다고 응답했다. 고용원이 없는 ‘나 홀로 자영업자’들까지도 열에 네 명이 “폐업을 고려하는 한계 상황”이라고 했다.

상당수 자영업자가 “현재의 최저임금만으로도 버티기 힘든 수준”이라고 느낀다는 얘기다. 그만큼 상황은 절박하다. 당연히 자영업자들은 내년 최저임금이 동결(45.7%)되거나 극히 소폭 인상(22.5%)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인하해야 한다는 응답도 16.2%나 됐다.

자영업자들에게 미치는 최저임금의 영향은 남다르다. 수익에 즉각적으로 연결된다. 최저임금 수준에 따라 폐업 여부를 얘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문재인 정부 초기 2년간 16.4%, 10.9%씩이나 되는 최저임금의 과속 인상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계층도 자영업자들이다. 고용을 줄여 일자리가 감소한 곳도 대부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영역이다.

최저임금 인상률이 2020년도분은 2.9%, 올해분은 1.5%로 낮아졌지만 과속 인상의 후유증은 지금도 여전하다. 직원을 둔 자영업자가 지난 3, 4월에만 각각 9만5000명, 6만5000명이나 줄었다. 이 기간에 ‘직원 하나 없는’ 나 홀로 자영업자는 불과 3만명 늘어났을 뿐이다. 결국 13만명의 자영업자가 실제로 폐업했다는 얘기다. 그들이 설문조사에서 얘기하는 폐업은 엄살이 아니라 현실이다. 자영업자들이 현행 최저임금제도의 가장 시급한 개선과제로 주휴수당 폐지와 지역별·업종별 차등 적용을 꼽는 것도 생존을 위한 요구에 가깝다.

우리나라는 ‘자영업 왕국’이다. 취업자 2700만명 중 550만명이 자영업자다. 일하는 사람 다섯 명 중 한 사람꼴이다. 유럽이나 북미에 비해 월등히 높은 비중이다. 그들이 고용과 경기에 미치는 영향도 그만큼 크다. 그나마 버티는 자영업자들은 가격인상을 고려 중이다. 최저임금이 조금이라도 오르면 가격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자영업자가 둘 중 한 명이다. 물가에 미치는 영향도 만만찮다는 얘기다.

18일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에 돌입하는 최저임금심의위원회는 자영업자들의 절규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게다가 지금은 국회에서 자영업자 대상의 코로나 손실보상을 논하는 상황 아닌가. 위원들도 알 것이다. 내년도 한국경제의 화두는 인플레와 일자리다. 최저임금은 그 관건이다. 어떻게 결정될지에 따라 자영업자들이 줄폐업에 내몰릴지가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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