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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이 되면 뭐든지...” 금융권, 영역을 넘다 [금융 플러스-금융시장 신대륙 개척시대]
새로운 가치 창출...계열사·경쟁사와 손잡아
핵심사업도 외부와 협력...제휴 마케팅 활발

케이뱅크, 가상자산 업비트와 제휴 반전성공
하나銀, MZ세대 잡으려 게임 넷마블과 결합

기술기업의 금융시장 진출로 업권별 구분이 무의미해지면서 돈이 되면 뭐든 하는 신대륙 개척시대가 열리고 있다. 더 멀리, 더 많이 기회를 확보한 쪽이 유리하다. 특히 수익이 나는 ‘대박’ 분야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금융권 제휴 마케팅이 갈수록 활발해지고 있다. 상업자표시 신용카드(PLCC)처럼 유통, 통신 등 다른 업종과 협업도 눈에 띄지만, 잠재적인 경쟁자로도 볼 수 있는 금융권 사이에서도 뭉치는 경우가 잦아졌다. 업권이 같아 서로 니즈 파악이 원활하고 확장성, 수익성 등 시너지가 여러 사례를 통해 입증돼서다. 이전에는 제휴를 고려하지 않았던 금융권도 이제는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이다.

자본확충 지연으로 카카오뱅크 대비 열세에 섰던 케이뱅크는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와의 제휴로 단숨에 반전에 성공했다. 케이뱅크는 지난 해 6월 23일부터 업비트 고객의 입출금 실명계좌를 발급하고 있다.

기업은행과의 제휴 종료 후 새로운 파트너를 찾던 업비트에게 케이뱅크가 손을 내빈 결과다. 공교롭게 제휴 직후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며 제휴 직전 135만명이던 고객수가 올 4월 말 기준 537만명으로 4배 가까이 불었다.

수신, 여신 실적도 각각 1조8454억원에서 12조1400억원으로, 1조2591억원에서 4조6800억원으로 급증했다.

신한카드는 지난 해 9월 대안신용평가를 제공하는 크레파스, 한국금융솔루션과 개인신용정보(CB)사업을 협업하기로 했다. 신용평가는 카드사들의 전통적인 핵심경쟁력인데, 새로운 대안을 찾기 위해 핀테크들과 과감히 손을 잡았다. 신한카드는 카드사 가운데 처음으로 개인사업자CB 예비허가 신청서를 금융위에 제출할 수 있었다.

우리은행은 퇴직연금 수익률 개선을 위해 AI로보어드바이저 핀테크 기업 파운트와 제휴했다. 파운트는 자체 AI 알고리즘을 이용, 우리은행 고객들에게 퇴직연금 포트폴리오를 추천해준다. 퇴직연금은 은행의 미래 핵심 사업부문 가운데 하나다.

업계 관계자는 “자체 기술을 개발하는 것보다 이미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고 기술력이 입증된 회사와 제휴하는 게 비용이나 시간 측면에서도 낫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 동안 상상하기 어려웠던 경쟁업체간 제휴도 현실이 되고 있다. 하나저축은행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하나은행과 올 2월부터 업계 1위 SBI저축은행과 외화 환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환전지갑’을 운영하고 있다. 12개국 통화를 하루 100만원 한도 내에서 환전 가능하고, SBI저축은행에서 환전한 외화를 하나은행 영업점에서 수령할 수 있다. 하나카드도 대주주 문제로 마이데이터 사업 심사가 중단된 지난 3월 웰컴저축은행과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가 보유한 금융 거래정보를 결합해 마이데이터 사업을 협력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우리카드를 계열사로 둔 우리은행도 롯데카드와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고 연 7% 고금리 적금 상품과 특화카드를 내놨다. 우리은행은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했다. 앞서 우리은행은 현대카드와 고금리 적금을 출시하기도 했다.

최근 가장 눈길을 끈 제휴는 하나은행과 게임업체 넷마블의 결합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미래 고객인 ‘MZ 세대(밀레니얼 세대+Z세대)’에 다가가기 위해 이들에 가장 익숙한 플랫폼을 채택한 것이다.혁신적 디지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특화된 자산관리 서비스를 넷마블의 게임과 접목해 디지털 친화적인 MZ세대를 대상으로 신규 자산관리 서비스를 개발해 제공할 예정이다. 이 서비스는 데이터 분석력 강화와 외부 제휴 등을 통해 하반기에 선보일 계획이다.

박자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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