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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 응징하거나, 지지하거나”...‘공정·정의’에 반응하는 MZ세대 [언박싱]
웹예능 네고왕에 출연했던 동아제약. 예능 출연 이후 동아제약 성차별 면접 피해자가 글을 올리면서 동아제약은 성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네고왕 유튜브 채널]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내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면접에서 성차별을 자행했던 동아제약이 여성들을 위한 생리대 네고라니, 황당했다” 최근 동아제약은 웹예능 ‘네고왕’에 출연했다가 ‘성차별 면접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해 공개 채용에 응시했던 지원자가 면접 당시 상황을 댓글로 남겼기 때문이다. 이후 동아제약은 지원자가 받은 성차별 질문이 모두 사실임을 밝히고 공식 홈페이지에 사장 명의로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MZ세대는 미닝아웃(정치적·사회적 신념과 같은 자기만의 의미를 소비행위를 통해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것)에 적극적인 세대다. 온라인 상에서 화제가 된 기업은 혼쭐이 나거나 '돈쭐'이 나기도 한다. 돈쭐은 ‘돈’+‘혼쭐’의 변형된 표현으로 정의로운 일 등을 함으로써 타의 귀감이 된 가게의 물건을 팔아주자는 뜻으로 사용된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MZ세대는 자신들이 배제되고 소외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는 세대”라며 “기업들이 더 똑똑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정의실현’ 대상이 된 기업·가게만 해도 두 손가락을 넘는다. 5000원을 들고 거리를 배회하던 형제에게 치킨을 무료로 제공한 ‘홍대 치킨가게’는 돈쭐의 대표 사례다. 반대로 불가리스 제품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가 회장까지 사퇴한 남양유업은 대표적인 ‘불매 기업’ 사례다.

특히 MZ세대는 공정성 이슈에 적극적으로 반응한다. 최근 GS25, 무신사 등은 이벤트를 안내하는 이미지 안에 남성 비하 이미지를 사용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논란에 휩싸인 기업들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사과했다. 윤상철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는 “MZ세대는 기성 세대와 달리 반기업 정서가 적은 데 반해, 자신의 가치에 부합하는 기업이 어떤 기업인지 유심히 살핀다”며 “특히 기업이 누군가를 불공정하게 대우할 경우, ‘나에게도 생길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해 분노한다”고 말했다.

종이 포장지를 벗기자 플라스틱 용기가 나와 논란됐던 이니스프리 제품 [플없잘(플라스틱없이도 잘 산다) 페이스북]

하지만 때로는 기업과 소비자 간에 오해가 불매운동으로 번지기도 한다. 최근 이니스프리는 한 장의 사진 때문에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해 출시한 화장품의 종이 용기를 벗기자 플라스틱 용기가 나왔다며 한 네티즌이 문제를 제기했고, 일부 소비자를 중심으로 이니스프리 불매 운동까지 번졌다. 하지만 제품 포장지에 해당 제품이 종이 용기와 플라스틱 용기를 동시에 사용하고 있다는 내용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오해가 풀렸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기업들은 위기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지적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업 의도와 달리 이슈가 생길 수 있지 않냐”며 “노력은 하고 있지만, 모든 이슈를 사전에 대응하는 게 가능한 일인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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