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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700명대 확진자에 백신수급 비상, 멀어지는 집단면역

코로나19 방역이 2분기 들어 사면초가의 비상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최근 한 주간 하루 확진자가 500~600명을 오르내리더니 14일에는 731명으로 치솟았다. 석 달여 만의 최고치다. 15일에도 700명에 육박하면서 ‘4차 대유행’이 현실화하는 양상이다. 설상가상으로 ‘11월 집단면역’의 희망인 백신 수급마저 줄줄이 차질을 빚는 절체절명의 상황이다.

각종 방역지표는 위기 국면임을 알리고 있다. 최근 1주일(8~14일)간 일평균 확진자는 646명으로, 이미 거리두기 2.5단계(전국 400∼500명 이상) 기준을 넘어선 상태다. 지금 추세라면 심리적 저항선인 1000명대를 넘어서도 놀랄 일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감염원이 특정 집단·시설이 아닌 일상 전반으로 확산하는 점도 문제다. 전체 확진자 중 ‘집단 감염’ 비율은 33.5%에서 27.1%로 떨어진 반면, 일상에서 ‘개인 간 접촉’ 감염 비율은 36.4%에서 40.4%로 증가했다. 행락철을 맞아 이동량이 늘어나면서 어느 곳에서 감염됐는지 알 수 없는 ‘깜깜이 확진자’가 25%를 넘는다. 이제는 특정 시설·모임만 통제하는 방식으로는 확산세를 잡을 수 없다는 얘기다.

좋지 않은 일은 몰려 온다고, 방역 확산의 불길을 차단할 백신의 수급 불안도 겹치는 양상이다. 초기 접종 주력 제품인 아스트라제네카(AZ)에 이어 2분기부터 도입 예정인 얀센(600만명분) 백신 역시 혈전 부작용으로 미국에서 접종이 중단됐다. 얀센 백신은 한 번만 접종하면 되는 데다 상온 보관이 가능해 ‘게임체인저’로 기대를 모았었다. 혈전증을 수반하지 않는 메신저(m)RNA 방식의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도 수급이 여의치 않다. 모더나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2분기부터 2000만명분을 공급하겠다고 했지만 미국에 2억회분을 우선 제공하기로 하면서 한국 내 공급은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화이자 백신도 미국에 물량을 10% 더 주기로 하면서 우리 쪽 공급물량과 시기과 불투명하다. 한국이 2000만명분을 계약한 노바백스 백신은 아직 전 세계적으로 사용 승인을 받지 못했다.

방역 상황은 4차 유행의 갈림길에 있는데 백신 접종은 속도를 낼 수 없는 형편에서 이제 기댈 곳은 안타깝게도 다시 거리두기 강화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독자 방역 시도를 유보한 것은 다행스럽다. 인구 60%가 마스크 착용·거리두기 조치 모두 준수하면 백신 집단면역과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미국과 이탈리아 수리과학자들의 공동 연구 결과도 이를 실증한다. 지금 타오르는 4차 유행의 초기 불길을 못 잡으면 더 큰 불과 더 오래 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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