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양산을 시작한 18GB LPDDR5 모바일 D램의 모습.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가 업계 최대 용량인 18GB(기가바이트) LPDDR5(Low Power Double Data Rate 5) 모바일 D램을 양산한다고 8일 밝혔다.

LPDDR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의 주요 데이터를 보관하는 저전력 D램으로, 5세대(5G) 모바일기기와 인공지능(AI) 활용 등에 필수적인 메모리 반도체로 꼽힌다. 끝자리 숫자가 커질수록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빨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기존 16GB 제품보다 용량이 커지면서 데이터 일시 저장 공간이 확대돼 처리 속도와 영상 품질이 대폭 개선됐다”면서 “향후 초고성능 카메라 앱, 인공지능(AI) 등 최신 기술로 적용 범위가 계속 넓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LPDDR5 제품은 최고 사양의 스마트폰에 장착되며, 기존 스마트폰에 탑재된 모바일 D램(LPDDR5, 5500Mb/s)보다 약 20% 빨라진 초당 6400Mb 속도로 동작한다. 6400Mb/s는 풀HD급 영화(5GB) 10편을 1초 만에 처리할 수 있는 속도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기존 16GB 제품보다 용량이 커지면서 데이터 일시 저장 공간이 확대돼 처리 속도와 영상 품질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제품을 통해 스마트폰 업체들이 이전 세대보다 한층 성능이 우수한 스마트폰을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SK하이닉스 측은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 제품을 글로벌IT 기업인 에이수스(ASUS)에서 출시 예정인 게이밍 스마트폰인 ‘ROG(Republic of Gamers) 5’에 공급하면서 양산을 본격화했다.

시장조사기관인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세계 모바일 D램 시장에서 LPDDR5가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이보다 사양이 떨어지는 LPDDR4가 82.9%에 달했다.

하지만 옴디아는 “올해 LPDDR5의 비중이 28.6%로 올라가고, 내년에는 48.1%로 같은 기간 LPDDR4(50.2%)과 대등한 수준까지 성장할 것”이라며 “2023년부터는 LPDDR5가 60.5%로 1위 자리에 오르고, 2024년에는 77.6%까지 점유율을 높일 것”이라고 전망한다.

차세대 모바일 D램 시장을 놓고 삼성전자와의 경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16GB 용량의 LPDDR5 D램 양산에 성공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LPDDR5를 통해 플래그십 모바일 기기 및 하이엔드 PC, AI 기기, 차량용 반도체 시장 등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양대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