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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에 지친 대한민국...“집값 잡는 자가 권력 얻는다”
치솟은 아파트값...집 있어도 없어도 ‘곤혹’
“文정부 부동산 정책, 잘못하고 있다” 74%
LH 직원 투기 의혹, 부동산 민심에 ‘기름’
4·7 보선 이어 내년 대선서도 뜨거운 감자
“의식주 해결이 기본...대선 핵심 쟁점 부상”
문재인 정부 내내 부동산 정책이 큰 논란을 가져왔다. 오는 4·7 서울·부산 시장 재보궐선거는 물론이고 내년 3·9 대선에서도 부동산 정책이 가장 큰 국민적 관심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3월9일 대통령선거를 1년 앞두고 부동산 민심이 다시 끓어올랐다. 최근 불거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경기 광명·시흥 신도시 사전투기 의혹에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신뢰가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

이미 서울의 평균 아파트 값은 9억원(한국부동산원, 2월 기준)을 넘어선 상태다. 전세 매물은 씨가 마른지 오래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빚투(빚내서 투자)’, ‘벼락거지(벼락부자의 반대말)’ 등 부동산 시장발(發) 신조어는 익숙한 관용어가 됐다. 여기에 각종 부동산 관련 세금은 집을 ‘사지도, 팔지도, 가지고 있지도 못하는’ 상황을 만든다는 비판을 받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 따르면, 서울 30평형 아파트 값은 문재인 정부 출범 약 4년 만에 한 채당 5억, 78% 폭등했다. 무려 25번의 부동산 대책을 쏟아냈지만, 아파트값은 44개월 중 고작 4개월 보합세를 보이는데 그쳤고 나머지 40개월은 상승했다.

당장 4·7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에 나서는 여야 후보들이 ‘공급’을 강조하며 각종 부동산 공약을 쏟아내는 이유다. 적게는 16만호에서부터 많게는 74만6000호에 이르기까지, 여야를 가리지 않는 ‘주택 물량공세’가 ‘부동산 민심’의 중요성을 나타내는 방증인 셈이다.

내년 대선 역시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정책의 성패가 내년 대선에서도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예측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실물경제 침체와 집값 급등이 겹치면서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한층 더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결국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부동산 민심 이반을 최소화하는 것이 숙제인 반면,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권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부각과 대안 제시를 통한 ‘정권 심판’을 달성하는 것이 과제다. 이재명, 이낙연, 원희룡, 유승민, 홍준표 등 여야 잠룡들도 진작부터 저마다의 부동산 정책 관련 소신을 밝히며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정치권에선 정계진출은 물론, 대권 도전이 유력하다고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당장 LH직원 투기 의혹에 대해 사퇴 후 첫 말문을 열며 사실상의 ‘장외정치’를 시작했다. 윤 전 총장은 8일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즉각적이고 대대적인 수사를 촉구했다.

이 같은 기류는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여론조사 기관 한국갤럽에 따르면, ‘부동산 정책’은 수주째 문재인 대통령의 직무 수행 부정평가 이유 가운데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국갤럽은 또, 지난 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에게 현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평가를 물은 결과,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무려 74%에 달했다고 5일 밝혔다. ‘잘하고 있다’는 11%에 불과했으며, 15%는 평가를 유보했다.

향후 1년간 집값에 대해서는 61%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릴 것’은 13%, ‘변화 없을 것’은 17%, 의견 유보는 9%였다. 전월세 등 주택 임대료에 대해서도 62%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고 8%만 ‘내릴 것’, 20%는 ‘변화 없을 것’이라고 봤다. 10%는 의견을 유보했다.

한국갤럽은 집값 상승 전망이 지난해 하반기와 비슷하지만, 부동산 정책 긍정률은 정부 출범 후 최저치, 부정률은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설명했다. (±3.1%p 95% 신뢰수준, 자세한 내용 한국갤럽,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고)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결국 사람은 의식주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기본”이라며 “25번의 대책에도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고 젊은 세대는 ‘영끌’을 해도 집을 못 사는 부동산 정책의 대실패는 민심 이반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1992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빌 클린턴 후보가 조지 부시(아버지 부시) 후보에게 했던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Its the economy, stupid!)”를 언급하며 “부동산, 주거환경 문제를 포함한 경제, 일자리 문제가 내년 대선 최대 쟁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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