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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줄서서 사는 ‘명품’…백화점 빅3 운명도 갈랐다 [언박싱]
백화점 명품 매장 입구에 고객 대기줄이 길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모습. 김빛나 기자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지난해 침체됐던 국내 오프라인 유통가의 실적을 견인한 명품 소비가 백화점 3사 실적의 희비도 가른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백화점이 어려움을 겪었지만 3대 명품으로 불리는 샤넬·에르메스·루이비통 매장을 보유한 점포는 오히려 실적이 상승했다. 전반적인 소비 부진 속에 명품 실적이 전체 실적을 좌지우지하는 경향이 더욱 커짐에 따라 올해 신규 출점을 앞둔 3사의 명품 유치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신세계, 3대 명품 품고 날았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현대·신세계 3사의 백화점 부문 매출 증감률은 신세계가 -6.6%로, 가장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는 매출 규모는 크지만 증감률이 -15.2%로 가장 크게 타격을 입었고, 현대는 9.5% 감소했다.

순매출액 규모 면에서는 신세계 수치가 가장 작지만 내실 면에서는 가장 돋보였던 셈이다. 지난해 4분기 신세계의 명품 매출은 전년 대비 27% 상승하기도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전반적인 소비심리가 악화됐지만 명품 소비는 크게 증가한 것이다.

매출 2조원이 넘는 백화점 매출 1위 점포인 신세계 강남점은 명품 매출을 기반으로 지난해에도 매출이 상승했다. 백화점 순위 10위권 안에 있는 신세계의 점포는 강남점·부산 센텀시티점이 3대 명품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구점도 현재 준비 중인 샤넬 매장까지 문을 열면 3대 명품 매장을 모두 갖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규모가 크고 명품을 많이 유치한 대형 점포는 그나마 잘 버텼지만 중소형 점포들의 매출은 지난해 크게 고전했다”며 “백화점 점포 내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강해지고 있고, 올해 전반적인 소비심리 회복이 없으면 이런 현상은 더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현대서울 조감도. [현대백화점 제공]

신규 출점도, 리뉴얼도 키워드는 ‘명품’

올해 신규 오픈을 앞둔 백화점들의 명품 유치경쟁도 치열할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현대가 오는 26일 여의도에 문을 여는 ‘더현대서울’을 시작으로 백화점 3사가 모두 신규 점포를 오픈한다. 6월에는 롯데 동탄점, 8월에는 신세계 대전 엑스포점이 차례로 문을 여는데, ‘빅 3’ 백화점의 신규 출점은 지난 2016년 신세계 대구점 이후 5년 만이다.

가장 이목이 쏠린 곳은 ‘더현대서울’이다. 여의도라는 상징적 위치와 서울 지역 최대 규모 매장이라는 점 때문에 어떤 명품 매장이 들어올지가 초미의 관심사였지만 일단 3대 명품 없이 오픈한다. 이들 명품 매장 특성상 신규 출점과 동시에 입점이 확정되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 현대는 3대 명품 유치를 위해 꾸준히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명품 매출의 비중이 워낙 커, 3대 명품 없이 성장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라며 “일단 올해 신규 출점 점포들은 구매력 있는 ‘영앤리치(Young & Rich)’를 공략하기 위한 해외 컨템퍼러리 브랜드 구성에도 공을 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개점 5년 만에 연 1조원 매출을 돌파한 현대 판교점도 3대 명품 브랜드 유치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 중이다. 현재 루이비통 매장을 보유한 판교점은 에르메스 매장을 내년 오픈 목표로 추진하고 있고, 명품시계 롤렉스 입점 협의도 진행하고 있다.

리뉴얼도 명품 매장 확대에 방점이 찍혔다.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 리뉴얼에 들어가는 롯데 본점은 1~5층에 명품 매장을 강화해, 명품 비중을 기존 12%에서 20% 이상으로 높일 방침이다. 신세계 강남점도 오는 6월 리뉴얼을 마치고 1층에 초대형 화장품 매장을 선보이고, 명품 매장을 2~3층에 한데 모아 집객 효과를 높일 방침이다.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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