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설] 장관돼도 영이 서지 않을 황희 후보자의 구차한 변명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벌써부터 벌어지는 황희 문화체육부 장관 후보자의 도덕성 논란이 가관이다. 제기된 의혹은 명백한 사실들인데 이에 대한 황 후보자의 해명에는 곤혹스러움조차 보이지 않는다. 마치 “그래서 어쩌라고” 되묻는 듯 느껴질 정도다.

국회 사무처가 최형두 의원(국민의힘)실에 제출한 황 후보자의 20대 국회 행적을 보면 그는 본회의에만 17번 결석했다. 그중 8번이 병가를 이유로 한 것이었는데 해외출장이나 여행을 다녀온 경우가 5차례였다. 가족과 스페인 여행을 다녀온 경우도 있다. 여기에 대해 황 후보자는 “의원실 근무 경력이 없는 비서들이 휴가 사유를 출장이 아닌 병가로 적는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단순한 행정적 실수’라는 것이다. 출장으로 적었다 해도 다를 건 없다. 가족여행은 회기를 피해 가는 게 맞다. 남들 눈은 의식도 하지 않은 듯 보인다. 그는 가족여행 때마다 버젓이 관용여권을 사용했다. 국회보다 가족행사 일정이 먼저라는 생각에 거리낌이 없었던 것이다.

그는 2019년 생활비로 720만원을 사용했다고 신고했다. 국회에 제출한 근로소득 원천징수 영수증에 나온 수치다. 아내와 딸까지 3인 가족이 한 달 60만원으로 어떻게 사느냐는 비난에는 “2019년도에는 출판기념회 등의 별도 수입이 있었다”고 말했다. “아내가 미장원도 안 가고 손수 머리손질을 할 정도로 절약하며 지냈다”고도 했다. “사실이 그러니 믿으라”는 데엔 더 할 말이 없어진다. 물론 출판기념회 수입은 소득세 신고 대상이 아니다. 그렇다고 정치자금과 다름없는 출판기념회 수입으로 전세금 갚고 해외여행과 생활비로 쓴다는 건 책을 사준 사람들에게 실망을 주기에 충분하다.

고액 후원자의 신상이 제대로 기입되지 않아 ‘차명 후원’ 의혹도 새롭게 제기됐다. 자칫 정지자금법 위반이 될 수 있는 중대사안이다. 하지만 황 후보자 측은 “업무상 오류”라고 일축해 버린다. 쉬워도 너무 쉬운 해명이다.

도덕성이 장관 적격성의 절대적인 판단 기준은 아니다. 본회의 기간에 가족해외여행과 신고의무없는 수입의 자의적 사용은 탈세, 병역 의혹, 위장전입, 논문 표절에 비해 경미한 사안이라고 보는 것도 자유다. 문화체육 정책을 이끌 적임자라면 전문성이 도덕성에 우선한다고 주장해도 좋다. 하지만 그는 도시공학 석·박사로 국회 국토교퉁위와 국방위에서 주로 활동했다.

황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확실한 비전과 정책으로 준비된 적임자임을 증명하지 못하면 “인재난에 빠진 청와대의 보은인사”라는 야당의 비난은 사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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