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설] 국민의힘 프레임 정치에 큰 실망, 수권의지 있기는 한가

국민의힘의 프레임 정치가 거센 역풍에 휘말리고 있다. 4일부터 시작된 국회 대정부질문에 앞서 국민의힘 지도부가 내린 지침이 논란이 된 것이다. 문제의 지침은 정부와 여당에 ‘반기업, 반시장경제, 반법치주의, 성폭행’ 프레임 씌우기가 그 요지다. 현 정권의 경제무능과 도덕의 이중성, 북한 퍼주기 등의 이미지를 각인하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러면서 ‘지속적인 용어 반복과 이슈 재생산’도 필요하다는 구체적 방법론까지 적시했다고 한다. 수권을 노리는 제1야당의 국회 전략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민망하고 유치한 수준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여론의 비판이 쏟아지는 것은 자업자득이고 당연한 귀결이다.

더 실망스러운 것은 이러한 지침이 대정부질문을 겨냥해 내렸다는 사실이다. 대정부질문은 국회가 국민을 대신해 정부의 국정운영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자리다. 특히 야당은 정부 정책을 비판하고 그 대안을 제시하며 자신들의 정책적 역량을 과시할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국민도 이를 통해 야당의 정책 입안 능력을 가늠하고 차기 선거에 그 의사를 표시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소중한 시간을 정부 여당에 부정적 프레임을 씌우고 정쟁을 확산하는 데 할애하겠다니 실망을 넘어 분노마저 느낄 지경이다.

게다가 성폭행 사태까지 대정부질문 시간에 프레임 정치의 도구로 삼은 것은 참으로 치졸한 전략이다. 성폭행 문제는 충분히 공론화된 상태고, 국민적 판단도 이미 내려져 있다. 그런데도 이를 정쟁의 수단으로 끝없이 이용하겠다는 성인식 수준도 낙제점이다. 그것도 대정부질문을 타깃으로 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결국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서울과 부산시장 선거를 겨냥한 게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 사태가 1년 넘게 이어지면서 영세 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이제 거리로 나앉을 판이다. 일반국민도 경제적 압박과 함께 육체적·정신적 피로감이 극에 달한 상태에서 하루하루 힘들게 버티고 있다. 설 명절에 가족과의 만남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국민의 어려움을 보듬어주고 활로를 찾아주는 게 정치권의 책무다. 그런 점에서 국민의힘의 프레임 정치 논란은 직무유기나 다름없다. 그렇다면 국민을 대신해 대정부질문에 나설 자격도 없다.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총선에서 잇달아 패하고도 국민의힘은 여전히 달라진 게 없다. 정책 경쟁은 고사하고 기껏 한다는 게 정부 여당 흠집 내기라면 더는 기대할 것도 없다. 이번 논란이 대오각성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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