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설] 국정농단 재판 종결, 문재인 정부 반면교사 삼아야

박근혜 전 대통령이 14일 국정농단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20년을 확정받았다. 헌정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파면으로 이어진 국정농단 사건이 2016년 10월 불거진 후 4년3개월 만에 사법적 판단이 마무리된 것이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20대 국회의원 총선거 당시 새누리당의 공천에 개입한 혐의로 징역 2년이 확정돼 총 22년을 복역해야 한다. 국민이 국정 최고책임자로 직접 선출한 전직 대통령이 중범죄로 장기간 복역하게 된 것은 개인적 불행을 넘어 헌정사의 큰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이번 판결은 대통령이라고 해도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사유화하고 부정과 비리를 저지르면 엄중한 처벌을 면할 수 없다는 교훈을 남겼다. 미국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소추권을 하원에서 가결하면서 “대통령도 법 위에 있지 않음을 보여 줬다”고 선언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의 태블릿PC가 공개되면서 촉발된 국정농단 사건은 “이게 나라냐”를 부르짖는 촛불시위로 이어졌고 문재인 정부의 출범을 낳았다. 문재인 정부는 촛불정신을 받들어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했지만 조국·윤미향 사태 등을 거치며 국민의 신망을 잃었다. 적폐청산은 반대 진영을 향한 칼이었고 자신들의 과오는 모른 체하는 내로남불, 국민이 코로나 난국을 극복하라고 몰아준 국회 의석 180석을 입법독주로 오인한 결과다. 특히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 개입 의혹은 문 대통령 퇴임 후에도 국정농단 시빗거리로 비화될 공산이 크다. 이제라도 촛불정신의 초심을 다지며 정상궤도로 돌아와야 한다. 대통령이 퇴임 후 사법처리 대상이 되는 흑역사는 더는 반복돼선 안 된다.

박 전 대통령의 형이 확정되면서 특별사면이 거론되고 있다. 그는 형을 다 채울 경우 2039년 87세에 만기 출소한다. 누구도 이 나이까지 복역하리라고는 생각지 않을 것이다. 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답변 형식으로 사면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아직 사면에 대한 여론은 반대쪽이 우세하다. 박 전 대통령 본인이 사법부의 판결을 인정하지 않은 데다 반성의 기미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코로나 극복 여부에 나라의 명운이 걸린 중차대한 시기다. 국민의 힘을 결집하는 통합의 리더십이 절실하다. 문 대통령은 국민의 여론도 살펴야 하지만 더 큰 대의인 국민통합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사면을 헌법상 대통령 고유권한으로 둔 것도 이런 결단을 존중한다는 메시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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