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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도체 파운드리 ‘슈퍼사이클’…삼성, TSMC와 격차 좁힌다
시장 규모 23.7% 급증…양사가 70.1% 점유
삼성 과감한 대규모 투자로 1위 TSMC 추격
초미세공정 필수장비 EUV 유치전도 뜨거워
韓 반도체 설비 투자 2년만에 1위 탈환 기대
삼성전자 DS부문 화성사업장 생산라인(위쪽). TSMC 7nm용 제품 생산라인. [삼성전자·TSMC 홈페이지 자료]

반도체 파운드리(Foundry, 반도체 수탁생산) ‘슈퍼사이클’이 도래하면서 삼성전자와 TSMC의 경쟁 구도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현재 TSMC가 압도적 1위이지만, 과감한 투자를 앞세운 삼성전자가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파운드리 슈퍼사이클에 편승한 두 강자는 올해에도 타 경쟁사를 따돌리며 양자 대결 구도를 펼칠 전망이다.

8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 규모는 2019년 684억3300만달러에서 작년 846억5200만달러로 23.7%나 급등했다. 올해는 896억8800만달러(약 98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지능 기술 수요가 급증한데다 ‘언택트 열풍’까지 더하면서 자동차, 가전제품, 5G, 인공지능 등 분야를 넘나들며 시스템 반도체 수요가 폭발했다.

삼성전자와 TSMC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압도적인 양강체제를 구축 중이다. 시장 점유율 54%로 TSMC가 1위이며, 그 뒤를 삼성전자(17%)가 뒤쫓는 형국이다. 두 업체가 글로벌 전체 시장 70% 이상을 과점하고 있다. 5위권(UMC, 글로벌파운더리스, SMIC)까지 넓히면 점유율은 90%에 이른다.

기술력 격차로는 양사가 훨씬 더 압도적이다. 현재 10nm(나노미터, 10억분의 1m) 이하 초미세공정을 수행할 수 있는 업체는 TSMC와 삼성전자 2곳 뿐이다. 5G에 필요한 AP(Application Processor, 앱 구동 담당 핵심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도 두 업체만 보유하고 있다. 향후에도 양사만이 5nm 이하 제품용 웨이퍼(Wafer, 실리콘으로 정제해 만든 얇은 판) 생산력을 갖출 것이란 게 업계 전망이다.

후발주자를 크게 따돌렸다면, 이제 삼성전자의 목표는 TSMC를 얼마나 추격하는가다. TSMC는 2019년 파운드리 사업에서 37.8조원(원달러 환율 1093원 기준) 규모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작년엔 52.2조원으로 급등,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삼성전자도 같은 기간 11.9조원에서 15.6조원으로 크게 늘었지만, 격차는 좀 더 벌어졌다.

초미세공정 작업에 필수 장비인 EUV(Extreme Ultraviolet, 극자외선 노광장비) 유치전도 뜨겁다. ASML이 독점생산하는 EUV는 연간 생산량이 70여대에 불과해, 양사 모두 경쟁적으로 유치에 나서고 있다. 작년 10월엔 코로나19에도 불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네달런드로 가 ASML 임원진을 만났을 정도다.

양사가 구축하는 ‘파운드리 생태계’도 관심사다. ‘다품종소량생산’이 불가피한 시대적 요구에 따라 시스템 반도체 시장은 팹리스(Fabless, 설계·개발 회사)와 파운드리로 분업화되고 있다. 퀄컴, 엔비디아, AMD 등 주요 팹리스업체는 이제 파운드리와의 협력이 필수다. 과거 삼성전자 파운드리 주된 고객사는 삼성전자 시스템LSI 등 내부 계열사였다면, 현재는 엔비디아(8nm GPU), 퀄컴(5nm 등)으로 다변화했다. TSMC는 애플, AMD 등이 주된 고객사다.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이 부회장의 ‘반도체 비전 2030’에 따라 올해에도 대규모 투자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2030년까지 총 13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SEMI(반도체 제조 장비 재료 협회)에 따르면, 작년 대만의 반도체 설비 투자액은 168억달러로 한국(157억달러)을 웃돌았으나, 올해엔 한국이 189억달러로 대만(156억달러)을 상회할 전망이다. 2018년 반도체 슈퍼사이클 이후 중국·대만 등에 빼앗겼던 ‘설비투자 1위’ 자리를 2년만에 탈환할 것으로 기대된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작년 하반기부터 슈퍼사이클의 기미가 보였고 올해 상반기부터 상승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TSMC와 삼성전자가 세계 시스템 반도체 분야를 견인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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