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동걸 산은 회장]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 대한 특혜라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산업은행이 "국가 기간산업인 항공업과 그 종사자들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반박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19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어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하나의 통합 대형국적항공사를 만들어야 하는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이 회장은 "지금 글로벌 항공운송산업은 대지각변동에 있으며, 항공 대호황 이후 코로나19 직격탄으로 전세계 항공업이 붕괴 위기에 처해 있다"라며 "살아남으려면 환골탈태해야 하며 이대로 가면 공멸이다"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몇년전 해운업 구조조정 당시 한진해운을 파산하게 했던 결정을 언급하며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는 국내 항공업의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결단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때 빅(Big)2가 경쟁해서 나가는 것이 유리하다는 말 있었지만, 변하는 환경에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명제이고, 합쳐서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국적항공사가 살아나는 유일한 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비용은 늘어나고 정상화가 어려워진다"며 두 항공사의 통합을 지지해줄 것을 호소했다.

이 회장은 이번 인수 결정이 항공업 종사자들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도 최선의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외국은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많은 항공업 종사자가 실직과 무급휴직의 고통을 겪고 있으며,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이 끝나면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두 회사가 합병하더라도 고용은 유지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 회장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고용 유지 약속을 어기면 의무위반으로 징계를 받는다"고 말했다. 또 "일각에선 중복 노선 정리하면 (인력 재배치로) 이리저리 전근가고 어려움 많을 것이라고 하는데, 지금은 이자리 저자리가 중요한 게 아니고 자리 자체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조원태 회장에 대한 특혜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조 회장은 물론, 한진칼 이사회 의장인 김석동 의장과도 만난 적이 없다며 특혜 논란을 부인했다. 이 회장은 "조원태 회장에 대한 논란을 알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경영권을 가진 분과 협상을 할 수밖에 없으며, 경영권을 갖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책임을 부여한 것"이라며 "반대로 (조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강성부 KCGI 대표가 경영권 갖고 있다면 강성부와 협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조원태 회장에 관한 논란을 알기 때문에) 더 촘촘히 건전 경영, 윤리 경영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약속을 어기면 위약금 물리고, 담보로 잡은 지분을 몰취하도록 했다"며 "재벌 특혜가 아니다. 항공업을 위한 특혜, 일자리를 위한 특혜다"라고 강조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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