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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대면에 사라지는 방문판매…폐업업체 3배 늘었다
화장품·건기식품 방판 실적부진
6월 904곳 폐업 작년대비 6배↑

‘#본품보다 많은 화장품 샘플’, ‘#뷰티카운슬러님 감사해요’

어떤 상품을 구매한 것인지 헷갈릴 정도로 샘플이 종류 별로 쌓여있다. 방문판매를 통해 화장품을 산 소비자들이 올린 ‘후기샷’들에는 항상 사진에 다 담기 어려울 정도로 사은품이 가득하다. 이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이러한 화장품·건강기능식품 방판(방문판매) 후기를 만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방문판매업종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단계식 방문판매업종이 주요 감염지로 떠오르면서 뷰티업계 방문판매업종도 회복 불능한 수준의 타격을 입었다. 여기에 뷰티업계의 온라인 강화 전략과 맞물려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에 역사속으로 사라지는 방판=20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후 방문판매 채널은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과 같은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중장년 여성을 타깃으로 한 브랜드의 방문판매 비중을 줄이고, 대신 온라인·홈쇼핑 등 비대면 채널 비중을 늘리고 있다.

방문판매업종은 2000년대 초반까지 뷰티업계의 주요 채널이라 불릴만큼 파급력이 있었다. 화장품·건강기능식품 방판은 ‘뷰티 카운슬러’가 가정집을 방문하거나 택배로 제품을 배달해주는 일대일 거래방식으로 이뤄진다. 할인없이 정가로 구매하는 대신 뷰티 카운슬러가 사은품, 샘플 상품을 다량으로 제공한다. 샘플을 많이 제공하거나 친절한 뷰티 카운셀러의 경우 동네 입소문이나 동네 커뮤니티를 타고 고정 고객을 확보하기도 한다.

2010년대 후반부터 서서히 하향세를 타던 방문판매는 올해 코로나19로 전례 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방문판매 자체를 꺼리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업종 자체가 고사 직전 수준에 이르게 된 것. 특히 다단계 방문판매업체 모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자 화장품·건강기능식품 방문판매업종은 관련 업종이라는 이유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설화수 관계자는 “방문판매는 전통채널로 분류되는데, 예전부터 판매 비중이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라며 “특히 올해의 경우 판매 실적이 예년보다 많이 부진한 걸로 알고 있다” 말했다.

온라인 시장이 성장하면서 채널의 경쟁력이 줄어든 탓도 있다. 이커머스·자사몰에서 온라인 할인 행사가 상시적으로 이뤄지고 이와 더불어 사은품도 소비자가 만족할 수준으로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하는 중소 뷰티 브랜드 김정문알로에 관계자는 “기존에는 방판 비중이 60%정도였는데,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실적이 좋지 않아 홈쇼핑이나 이커머스 판매에 더 신경 쓴다”며 “코로나19 상황이 끝나도 판매 비중을 줄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올해 방판 업체 폐업 수 3배 ↑…폐업 많은 달은 6.3배까지 뛰어=이러한 여파로 방문판매업체 폐업 업체 수는 지난해에 비해 3배 이상 늘었다.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인허가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폐업한 방문판매업체와 후원방문판매업체 수는 3803곳으로 지난해 1254곳보다 203% 증가했다.

폐업 업체가 가장 많았던 6월의 경우 총 904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배 늘었다. 비교적 최근인 8월과 9월도 폐업 업종 수는 전년 동기 대비 3배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최소 내년까지 코로나19 여파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만큼 방문판매업체 폐업 수는 앞으로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김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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