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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 설] 잠재성장률 마이너스 추락경고, 규제개혁만이 답이다

잠재성장률이 계속 추락하는 가운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한국경제발전학회와 금융연구원 등이 13일 주최한 ‘한국경제 지속성장을 위한 방향 모색’ 학술대회에서 박성욱 금융연구원 거시연구실장은 “특단의 조치가 없으면 잠재성장률이 계속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박 실장은 노동과 자본 투입이 현 수준을 유지하고 생산성이 선진국 중위권 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할 경우 2030년 잠재성장률은 0.97%로 0%대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요소별로 긍정, 부정적 시나리오도 예측했는데 긍정적 시나리오조차 2045년 성장률이 2.1%다.

심각한 건 부정적인 시나리오다. 여성이나 60세 이상 노인 경제활동참가율이 정체되고 자본성장률이 인구증감률만큼 감소하는 등 부정적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2033년부터 마이너스 성장이 시작된다고 주장했다. 2045년에는 -0.56%까지 떨어질 것으로 추정했다.

최상의 시나리오라 해도 잠재성장률이 현 수준밖에 안 되고 상황이 나빠진다면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잠재성장률은 자본과 노동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물가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한 나라가 달성할 수 있는 최대치다. 지금도 낮은데, 한국경제의 기초체력은 추세적으로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2001~2005년 4.7%에 달하던 잠재성장률이 오늘날 2%대로 떨어졌는데 더 추락한다고 내다본 것이다. 경제 덩치가 커진 만큼 잠재성장률이 조금씩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속도가 지나치게 가파르다.

잠재성장률 하락경고는 이미 여러 차례 나왔다. OECD는 ‘2020 한국경제보고서’를 발표하면서 고령화의 가속으로 노동공급이 줄어 잠재성장률이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2005~2020년 평균 3%에서 2020~2060년에는 1.2%로 미끄러질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잠재성장률 추락을 막기 위해서는 생산성을 높이는 것 외에 다른 방도가 없다. 생산성 제고의 가장 빠른 길은 기업들이 혁신을 이끌고 이를 뒷받침할 파괴적인 규제개혁이 이뤄져야 한다. 그런데도 요즘 돌아가는 판세를 보면 정치권에서는 기업들은 응원하기는커녕 옥죄기 여념이 없는 듯 보인다. 오죽했으면 재계단체들이 ‘기업규제 3법’을 막기 위한 공동 대응에 나서겠다는 이례적인 모습까지 나오는 판국이다. 코로나19 위기는 딴나라 얘기 같은 느낌이다. 잠재성장률이 날개 없이 추락하는 위기에서 한국경제의 기초체력을 끌어올릴 방법이 무엇인지 정부와 정치권이 긴 안목에서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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