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코로나19가 여가 트렌드를 많이 바꿔놓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일 때와 2.5단계의 여가 트렌드가 달라지지만, 전반적으로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나만의, 또는 가족들끼리만 오붓하게 즐기는 여가 문화가 정착하고 있다.

여행은 해외여행에서 국내여행으로, 패키지에서 FIT(개별여행)로 완벽하게 바뀌어졌다. 물론 여행지는 사람들이 몰리는 곳이 아닌 자신만의 ‘히든스팟’을 찾아다니는 추세다. 사람들과의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는 걷기여행도 다시 늘어났다.

그런 가운데 캠핑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몇년전부터 캠핑 열풍이 불었다가 주춤한 상태였지만 코로나19이후 캠핑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캠핑 중에는 차에서 잠을 자는 ‘차박’이 또 하나의 대안 트렌드로 떠올랐다.

강경과 군산의 금강변, 영월 동강변에는 주말마다 차박하는 사람들로 띄엄띄엄 자리를 잡는다. 밤에는 알전구 등으로 장식된 불이 켜져 있어, 어디서 캠핑과 차박을 하는지 바로 알 수 있다. 언택트 휴가로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식품업계에서도 간편 캠핑 먹거리를 다양하게 내놓고 있다.

바이브컴퍼니(구 다음소프트)가 개발한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썸트렌드 트렌드 매거진 구지원 에디터는 “이전부터 존재했던 ‘차박’이 낚시나 등산 후 차에서 ‘어쩔 수 없이’ 쪽잠을 자는 형태였다면, 최근에 뜨고 있는 ‘차박’은 나만 아는 ‘프라이빗’한 장소를 찾고 텐트와 작은 알전구, 이불까지 완벽하게 세팅해 즐기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여름은 코로나19에 긴 장마까지 겹쳐 휴가를 못 간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여행은 어느새 사진을 찍었을 때 예쁜 호젓한 장소를 찾아가고 주변 카페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과 케익을 곁들이며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여가문화로 바뀌었다. 혼자, 또는 소규모 문화는 이미 정착단계다. 코로나19로 가속화됐을 뿐이다. 규모는 작아야 하고, 복잡한 것보다는 단순화시켜야 한다.

그런 점에서 요즘 MBC ‘나 혼자 산다’의 디지털 스핀오프인 ‘여은파’(여자들의 은밀한 파티)는 충분히 주목할 만하다. 박나래, 한혜진, 화사가 각각 조지나, 사만다, 마리아로 분장해 사진을 찍으며 놀고 홈트 프로젝트를 펼치는데, 썩 좋은 반응이 나오고 있다. 세 명을 넘지 않는 ‘스몰 놀이’가 ‘규모가 큰 놀이’보다 훨씬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코로나19 시대는 규모를 키우면 안된다. 작아도 재밌는 것들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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