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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세 낀 매물’ 매매계약 단계서...現세입자 동의하면 실거주 가능
매매계약 안정성 보장 차원서 허용키로
계약 후 ‘소유권이전등기’ 전 기준 마련
세입자 매매계약 동의 후 변심 불허용
“세부적인 사항은 분쟁상담 꼭 받아야”

‘전세 낀 매물’의 매매계약 단계에서 현 세입자의 동의가 있으면 새 집주인(매수인)도 실거주할 수 있다는 유권 해석이 나왔다. 매수인은 소유권이전등기 전까진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 행사를 거절할 수 없지만, 매매계약의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일부 사례에 한해 허용한다는 취지다.

서울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의 모습 [연합뉴스]
‘계약갱신청구권 행사할 집주인 누구’ 따져봐야…

10일 법무부·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최근 도입된 전월세 계약갱신청구권은 집주인(임대인)이 세입자(임차인)의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 사유로 ‘본인 또는 직계 존·비속의 실거주’를 허용한다.

집주인은 이 제도와 상관없이 세입자가 거주하는 일명 ‘전세 낀 매물’을 팔 수 있고, 이 경우 매수인은 기존 임대차 관계를 승계하게 된다.

그런데 매수인이 매매계약 이후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한 경우, 매수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이를 거절할 수 있는지와 관련해 명확한 해석이 없었다. 새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 이전에 체결한 매매계약 건에 대해서만 소유권이전등기 없이도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전반적으로 매매계약과 소유권이전등기, 계약갱신청구권 행사(전세계약 만료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 시기가 얽힘에 따라 매수인의 실거주권과 기존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이 충돌한 상황이다.

법무부·국토부는 이런 사안에서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할 당시 집주인이 누구인지가 핵심이라고 봤다. 여기서 집주인은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사람’이다.

이에 따라 매수인이 소유권이전등기를 완료한 뒤 세입자가 계약갱신을 청구한다면, 실거주를 목적으로 이를 거절할 수 있다. 반대로 집주인이 완전히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이 발동된다면 매수인은 실거주 목적이라고 하더라도 이를 거절할 수 없다.

임대인의 계약갱신청구권 거절 인정 사유 [국토교통부]
새 집주인, 실거주하려면 세입자 동의 …“변심 인정 안 돼”

문제는 매매계약 단계에서부터 현 집주인과 세입자, 매수인의 의견이 조율될 수 있느냐다. 이 단계에서 실거주 가능 여부가 명쾌해지면 매수인도 위험 부담을 덜 수 있다. 여기선 세입자의 동의가 관건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실거주를 목적으로 한 매수인에게 집을 팔 계획’이라고 알리고, 세입자가 여기에 동의하면 매매계약이 원만하게 이뤄질 수 있다”며 “이런 과정을 거쳐 계약이 이뤄졌는데 세입자가 변심해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한다고 하면 이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민원인들에게 회신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주임법에 명시된 9가지 계약갱신 거절사유 중 ‘그 밖에 임대차를 계속하기 어려운 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6조의3 1항 9호)에 이를 포함해 보겠다는 것이다. 이는 당초 나가기로 합의했던 세입자가 변심해 행사한 계약갱신청구권도 인정되는 일반적인 사례와도 차이가 있다.

반대로 집주인과 매수인이 세입자의 의견도 묻지 않고 매매계약을 체결한 경우라면, 세입자는 정해진 기간 내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에 따른 매매계약 파기 여부는 집주인과 매수인이 결정할 문제다.

집주인·매수인, 매매계약 후 세입자 몰래 등기 치면?

다만, 명확한 기준이 소유권이전등기인 탓에 집주인과 매수인이 세입자에게 알리지 않고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치는 극단적인 상황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일반적인 실거주 목적의 매수인이라면 집을 둘러보고 매수 결정을 내릴 것이고, 이 과정에서 세입자는 자연스럽게 매도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할 수 있다”며 “전세금 반환사항 등에 대한 공인중개사의 안내도 이뤄질 수 있다”고 봤다.

법무부는 세부적인 사안에 대해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등의 상담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해당 관계자는 “계약갱신 거절사유로 기타사항(9호)을 인정하는 만큼 경우에 따라서는 구체적인 사항이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양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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