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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조조정 해결사 5형제’…산은 수은 KDB인베 유암코 캠코
산은·수은, 유동화 지원 후 기업 경영정상화 자율 맡겨
KDB인베스트먼트, 대기업 구조조정 전문
유암코, 자동차·조선기자재 업종 구조조정 투자 집중
캠코 자산매입프로그램 출범…기업자산 헐값매각 방지

[헤럴드경제=김성미·이세진 기자] 자동차부품 회사들의 법정관리를 시작으로 다음달부터 코로나19발(發)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업구조조정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5개 정책금융기관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

12일 자본시장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주요 채권단은 과거에는 기업 구조조정에 직접 관여했지만, 최근에는 유동성 지원으로 선을 긋고 기업의 자율성을 강조하고 있다. 올 들어 단행된 두산그룹과 대한항공의 구조조정이 대표적이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지난 4월 경영난에 빠진 두산중공업에 긴급운영자금 및 한도대출 형태로 현재까지 3조6000억원을 수혈했다. 이와 함께 자산매각, 유상증자, 비용절감 등을 통한 3조원이상의 자구안을 받았다. 과거처럼 채권단이 직접 자산 유동화 과정에 개입하지 않고 기업의 자율과 의지에 맡긴 것으로 분석된다.

채권단은 지난 5월 대한항공에도 1조2000억원을 지원한 이후 유상증자, 유휴자산 매각, 사업부 매각 등을 통한 1조1200억원 이상의 자구안을 제출 받았다. 두산그룹이 클럽모우CC, 두산솔루스, 두산모트롤BG 등 자산 및 사업을 매각하듯 대한항공도 기내식·면세품 판매 사업 등을 매각하고 있다.

특히 산업은행은 기업 구조조정 시 자금 지원으로 보유하게 된 자산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업 구조조정 시 투입된 자금 이하로 회사를 매각하기 어려워 수년째 들고 있는 회사가 많은 탓이다. 2010년 6500억원을 들여 인수한 KDB생명을 올 들어 2000억원에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구조조정 전문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KDB인베스트먼트는 회사 규모가 커 새주인을 찾기 어려운 대기업을 이관 받아 턴어라운드·밸류업에 나선 후 엑시트까지 성공시킨다는 전략이다. 1호 자산으로 산은이 10년 넘게 보유한 대우건설을 이관 받았다.

2호 자산으로는 한진중공업이 유력해 보인다. KDB인베스트먼트가 한진중공업 인수전에 참여할 경우 외부 펀드레이징을 통한 자금 유치 등 사모펀드(PEF) 운용사 본연의 모습을 찾아갈 것이란 게 업계 전언이다.

유암코(연합자산관리)는 산업은행, 수출입은행과 KDB인베스트먼트에서 소화하지 못하는 중소·중견기업 구조조정투자를 전담한다. 산업 패러다임 변화로 업황이 악화된 자동차·조선기자재 업체 등을 비롯해 코로나19로 위기에 처한 한계기업까지 유암코의 투자 대상이다.

유암코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증한 은행권 부실채권(NPL)을 처리하기 위해 설립된 회사지만, 2015년께부터 부실기업 구조조정 전문회사로 거듭났다. 지금은 NPL보다 기업 구조조정 투자에 무게를 싣고, 현재까지 50여개 기업에 2조원가량을 투입해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키스톤PE와 결성한 1000억원 규모 기업구조혁신펀드 또한 결성 9개월여만에 90% 이상 투자를 진행했다. 최근 IBK기업은행과 공동으로 조성하고 있는 2000억원 규모 기업재무안정펀드로는 코로나19로 유동성 위기에 빠진 중소·중견기업에 사전적·사후적 구조조정 투자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자동차 부품·조선기자재 업종 등에 대해서는 자체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규모의 경제 달성으로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NPL과 DIP파이낸싱(Debt In Possession Financing, 법정관리 기업에 대한 대출)을 주로 진행해 온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는 최근 기업자산 매입 프로그램으로 활동 반경을 넓혔다. 자산매입 프로그램은 유동성 위기로 긴급 자금이 필요한 기업들의 자산이 ‘헐값’에 팔리지 않도록 지원하는 취지로, 캠코가 자산을 직접 매입·보유한 뒤 제3자에 매각(바이앤홀드)하거나, 공장·사옥·선박 등 영업용자산을 매입한 뒤 재임대(세일즈앤리스백) 등 방식으로 지원한다.

업계 관계자는 “캠코 자산 매입 프로그램 1호로 두산그룹의 두산타워, 대한항공의 송현동 부지, 쌍용자동차 등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miii0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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