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이원율의 현장에서] 野대권주자께…‘색깔’ 말고 ‘경제’ 올인하세요

야권 대권주자들은 정권을 탈환하고 싶다면 ‘색깔’구분보다 경제공부에 올인해야 한다.

20대 대선이 열릴 시기 우리 사회에 스며있을 시대정신은 단연 경제밖에 없다. 그쯤 되면 무엇보다 서민들의 지갑이 더 얇아져 있을 공산이 크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올 2분기(4~6월)에 -3.3%를 기록했다. 외환위기 이후 22년 만에 가장 큰 폭 뒷걸음질쳤다. 원래도 ‘좋은 흐름’을 탔다곤 할 수 없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더욱 악화일로다. 서민의 내 집 마련 길도 상당 부분 막혀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3.3㎡ 당 평균 시세는 지난 2017년 5월부터 올 7월 사이 근 3년간 54.7% 수직 상승했다.

정치권과는 약간 거리를 둔 원(院)외 세력들도 이미 감지하고 있다. 다음 대선 국면에서 도래할 시대정신을 무엇으로 보느냐. 한때 대권주자까지 올랐으나 이젠 시민사회 활동에 관심을 둔 인사에게 물은 적이 있다. 그는 망설임도 없이 “국가경영에 있어 제일 중요한 건 경제”라고 했다. 심지어 그와 대화를 나눈 곳은 대한민국 경제 위기가 아닌, 안보 위기를 설파하는 토론장이었다. 그뿐만 아니었다. 은퇴한 야권 원로부터 평범한 회사원까지, 입버릇처럼 묻는 이 질문에 하나같이 이렇게 답변했다. 오직, 오로지 경제뿐이라고….

근질근질해도 슬슬 이념론은 접어둬야 한다. 이념에 집중한 대여투쟁으론 절반 이상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없다는 점이 거듭 증명됐다.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김정은 수석 대변인”이라며 ‘사이다 발언’을 할 땐 모두 박수를 치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그놈의 색깔론”이라며 혀를 차는 이가 적지 않았다. 이젠 탄탄한 경제지식을 기반으로 한 정책론을 앞세워야 한다. 물론 쉽지 않다. 이념론이 누가 더 통쾌한 비유를 드느냐의 싸움이라면, 정책론은 누가 더 많이 읽고 오래 고민했느냐의 경쟁이어서다. 또 누군가는 야권에서 경제 정책 이야기를 하면 주목을 받지 못한다고 토로한다. 하지만 최근 ‘윤희숙 효과’가 나오면서 잘만 하면 이념론에 젖은 ‘사이다 발언’보다 더 큰 폭풍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입증됐다.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이 국회에서 경제 정책 이야기만 갖고 다수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은 일은 두고두고 회자될 것이다.

이미 약삭빠른 몇몇 야권 대권주자는 법치, 행정, 외교·안보 등 장기(長技)를 미뤄두고 경제 정책 공부에 나섰다. 누구는 발언대에 올라 ‘안심소득제’ 이야기를 하고, 누구는 비장의 무기인 양 ‘부동산 백지신탁제’ 공론화에 힘을 준다. 그래도 아직 멀었다. “네가 왜 갑자기 경제 이야기를 해?”라는 말 자체가 사라질 때까지 더 독하게 공부해야 한다. 야권에선 대권주자를 ‘미스 트롯’ 방식으로 뽑자는 말이 돌고 있다. 그 판이 깔릴 때쯤 출전하는 이 모두가 ‘경제통’ 수식어 하나는 달고 나올 정도의 지식이 쌓여있길 기대한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