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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의점 1200원, 맞은편 무인가게는 500원…아이스크림 가격 '들쭉날쭉'
소자본·24시간 운영해 가격 낮춰
“할인 없음 방 빼라는데…가격정찰제 쉽지 않아”
[123rf]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한 아파트단지 상가. 2달 전 원래 있던 편의점 바로 맞은 편에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가 새로 생겼다. 가게가 생기자 편의점 점주는 몇몇 아이스크림 판매를 중단했다. 편의점 점주는 “가격 싸움이 안 된다. 저기(무인 가게)랑 겹치는 건 최대한 빼거나 구색용으로만 넣어놓는다”고 말했다. 실제 편의점에서 1200원에 파는 빠삐코를 무인 가게에선 500원에 판매하는 등 가격 차가 컸다.

서울 영등포구 한 아파트단지 상가 안에 마주보고 있는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와 편의점. 2달 전 편의점 바로 맞은 편에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가 새로 생기자 편의점 점주는 무인 가게에 있는 몇몇 아이스크림 판매를 중단했다. [사진=김빛나 기자]

여름철 ‘치고 빠지는’ 소자본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가 인기를 끌면서 아이스크림 가격 할인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수 년 간 가격 정찰제를 정착시키려고 했던 빙과업체는 채널의 압박으로 쉽사리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어느 덧 ‘정가 주고 사먹는 사람이 손해’인 아이스크림 가격에 소비자 혼란은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6일 빙과업체에 따르면, 무인 가게는 최근 아이스크림 판매 채널로서 급부상 중이다. 거주지를 중심으로 생기고 이 매장은 종업원 없이 소비자가 직접 계산하는 식으로 24시간 운영된다. 가격은 보통 바 아이스크림은 300~400원, 쭈쭈바는 400~500원으로 시세보다 매우 저렴하다. 이러한 무인 가게는 빙과업체로부터 상품을 대량으로 구입해 도매가를 낮추고, 가게 운영비를 줄여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최근 거주지를 중심으로 생기고 있는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 종업원 없이 소비자가 직접 물건을 계산하는 식으로 가게가 운영되고 있다. 가격은 바 형태 아이스크림은 400원, 쭈쭈바 형태는 500원으로 마트나 편의점보다 저렴하다.

빙과업체에게 무인 가게는 주요 판매 채널이면서도 위협적인 존재다. 최근 몇 년간 제품을 할인 없이 정가로 판매하는 가격 정찰제를 추진해 왔는데, 무인 가게의 등장으로 다시 무용지물이 되게 생겼기 때문이다. 그간 슈퍼·마트·편의점 등의 아이스크림 할인 경쟁으로, 어떤 채널에서 구입하냐에 따라 아이스크림 가격이 달라 소비자들의 불신도 점차 커져왔다. 여기에 무인 가게까지 가세하면서 빙과업체 입장에선 쉽지 않은 싸움이 됐다.

A 빙과업체 관계자는 “할인 안 하고 정가 받자고 하면 “OO(업체명) 방빼!”라는 식으로 나오는데 누가 나서겠냐”며 “일단 채널에 입점하는 게 중요하니 쉽지 않다”고 했다. B 빙과업체 관계자는 “아이스크림 가격이 껌값보다 못한 수준이 됐다”며 자조하기도 했다.

실제 가격정찰제를 시행하는 아이스크림 제품 수는 미미한 수준이다. 빙그레는 지난 2018년 투게더, 엑설런트를 시작으로, 지난해 12월 붕어싸만코, 빵또아 등에 대해 가격정찰제를 시행했다. 롯데제과는 셀렉션· 조안나 등 총 5개 제품, 롯데푸드는 홈타입 제품과 모나카류 제품을 가격정찰체로 판매 중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시장경제에서 일물다가(한 재화 여러 가격)은 당연한 현상이지만 지금처럼 소비자 기만 수준으로 가면 문제”라며 “채널에서 가격 차이를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빙과업체는 그 아이스크림 아니면 안 되는, 대체 불가한 상품을 내는데 열중해야 한다”고 했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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