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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목에서 무릎을 떼라”
플로이드 숨진 도시 첫 추모식
“인종차별, 美서 오랜 전염병”
“법 바꿔 모두에게 위대한 美로”
4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의 노스센트럴대(NCU)에서 열린 조지 플로이드 추모식에서 앨 샤프턴 목사가 플로이드의 영면을 기원하며 발언하고 있다. 샤프턴 목사는 이날 추모식에서 “이제 조지 플로이드의 이름으로 일어나 (백인들을 향해) ‘우리의 목에서 너희들의 무릎을 떼라’라고 말할 때”라고 강조했다. [AP]

백인 경찰관의 과잉 진압으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것을 항의하는 미국의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10일째를 맞이한 가운데, 4일(현재시간) 플로이드의 영면을 기원하는 첫 추모식이 사건이 발생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열렸다.

미국 내 인종차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 이 자리에선 플로이드의 죽음으로 촉발된 시위를 단순히 분노를 폭발시키는데 그치지 않고, 법과 제도의 변화를 통해 실질적으로 인종차별을 종식시킬 수 있도록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플로이드, 인종차별이란 오래된 전염병에 죽어”=“이제는 숨 쉴 수 있다”는 문구를 담은 플로이드의 대형 걸개그림이 걸린 연단에 오른 추모식 참가자들은 한 목소리로 미국 내 뿌리 깊은 인종차별에 대해 비판했다.

이날 추도식을 주관한 앨 샤프턴 목사는 조사에서 “플로이드의 이야기는 흑인들 모두의 이야기가 됐다”며 “400년 전부터 우리가 원하고 꿈꾸던 사람이 될 수 없었던 이유는 당신들(백인)이 무릎으로 우리(흑인)의 목을 짓눌렀기 때문”이라고 인종차별을 강력 규탄했다. 이어 “이제 우리는 플로이드의 이름으로 일어나 (백인들을 향해) ‘우리의 목에서 너희들의 무릎을 떼라’고 말해야 할 때다”고 강조했다.

유족 측 변호인인 벤저민 크럼프는 “플로이드를 죽인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아닌 인종차별의 대유행”이라며 “인종차별은 이미 오랜 시간 미국을 좀먹는 또 다른 전염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이컵 프라이 미니애폴리스 시장은 플로이드가 잠든 관 앞에 한쪽 무릎을 꿇은 채 눈물을 흘렸다.

이날 추모식에 참석한 사람들과 TV·인터넷 중계를 지켜본 미국 시민들은 플로이드가 백인 경관의 무릎에 눌렸던 8분 46초간 함께 침묵하며 플로이드의 죽음을 애도했다.

▶“법·제도 바꿔 모두에게 위대한 美 만들어야”= 이날 추모식에서 샤프턴 목사는 “미국은 한 번도 흑인과 히스패닉들에겐 위대한 적이 없었다”며 “불평등한 형사사법제도를 책임감 있게 바꿔 우리는 처음으로 미국을 모두에게 위대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종차별에 대한 성찰 없이 시위대에 대한 ‘강경 진압’만을 주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주 입에 담았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Make America Great Again)’란 말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크럼프 변호사도 “우리는 흑인과 백인에 따로 적용되는 두 가지의 사법 제도를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플로이드의 가족들과 샤프턴 목사는 오는 8월 워싱턴DC에서 많은 시민과 함께 연방치안유지평등법 제정 요구를 위한 대규모 행진을 벌일 계획이다.

미 전역에 평화 시위 분위기가 정착되는 가운데, 법과 제도 개선을 위한 움직임에 대한 공감대도 확산되고 있다.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은 “많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형사사법제도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단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형사사법제도는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전반적인 사회 변혁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전날 온라인 타운홀 미팅 연설에서 “분노했다면 이제 사회를 바꾸자”고 했고, 지미 카터 전 대통령도 성명을 통해 “국민이 정부보다 더 낫다”며 사회시스템 개혁을 촉구했다. 신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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