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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대선 5개월전 ‘3중 위기’…트럼프 ‘경제올인’으로 死地서 생환할까
‘코로나·경제침체·대규모 시위’ 리더십 벼랑 끝
인프라 환경평가 면제·1조弗 추가 부양책 동원
“경제 회복 의심 안해…내년 최고의 해” 자신
실업수당 신청↓·증시 양호 “침체 끝났다” 진단
‘통합의 리더십ㆍ개혁’ 화두, 바이든 유리할 수
경찰의 강압적 체포로 숨을 거둔 흑인 남성 사건을 계기로 인종차별·불평등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가한 한 남성이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맨해튼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가짜 머리를 들고 항의를 뜻을 표시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주변 상황과 민심은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그의 시대가 끝나는 게 아니냐는 쪽이다. 미국 대선(11월 3일)을 5개월 남기고 ‘3중 위기(코로나19·경제 침체·인종차별로 인한 대규모 시위)’에 처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이 벼랑 끝에 섰다. 각종 여론조사에선 경쟁자인 민주당의 사실상 대선주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10%포인트 가량 뒤져 있다.

초조할 만한데 호기롭게 ‘반전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 핵심은 경제다. 3가지 위기 중 경제만 살려도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걸로 읽힌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대규모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에 대해 환경영향평가를 면제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고속도로·송유관 등의 사업에 속도를 내게 한 것이다. 환경피해 우려가 있지만, ‘경제위기’와 같은 긴급상황엔 대통령 권한으로 이런 조처를 가능케 한 연방법을 활용했다는 설명이다. 최대한 빨리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경기를 띄우겠다는 계산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아울러 1조달러에 달하는 추가 부양책을 구상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에 “우리 경제가 강한 회복의 초기 단계에 있다고 더 확신하게 된다. 모두가 내게 동의하진 않겠지만, 난 거의 의심하지 않는다”며 “9·10·11월을 보라. 내년은 이제까지 중 최고의 해 가운데 하나가 될 거다. 지금 주식시장을 봐라”고 썼다. 분열적 대통령이란 비난에 아랑곳하지 않고 ‘미래’를 봐달라고 홍보한 셈이다.

터무니없는 건 아니다.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신호·진단이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마크 잰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경제전문지 포춘에 “코로나19로 인한 침체는 5월에 끝났고 회복단계에 들어섰다”고 했다. 노동시장 상황이 나쁘지 않다는 점에서다.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지난주(5월 24~30일)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는 187만7000건이다. 전주대비 24만9000건 줄었다. 시장 예상치보다 많았지만, 200만건 아래로 떨어진 건 3월 21일 기준으로 10주만에 처음이다. 각 주(州)의 봉쇄조처 완화로 경제가 재가동 모드에 들어가자 일터로 복귀한 이들이 늘어난다는 신호다. CNBC도 최악은 끝났다고 평가했다. 20% 안팎으로 전망되는 5월 실업률도 예상치를 벗어나지 않는다면 추가 악재는 아니다.

주식시장도 양호하다. 이날 뉴욕증시에선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가 전날보다 0.3% 하락하는 등 약세를 보였다. S&P500지수는 4일 연속 상승에 따른 부담으로 숨고르기를 한 걸로 보인다. 나스닥100지수도 0.8% 빠졌지만 장중 최고점을 찍기도 했다. LPL파이낸셜의 라이언 데트릭 수석시장전략가는 “S&P500지수의 50거래일 상승폭이 사상 최대”라며 상승장이 당분간 이어질 걸로 예상했다. 투자회사 에드워드 존스의 넬라 리처드슨 투자전략가도 “시장은 현재 상황만 보는 게 아니라 앞을 본다”고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올인(다걸기)’ 전략이 먹히지 않을 수 있다. 미국의 화두가 ‘통합의 리더십’, ‘사회·경제 개혁’으로 쏠리고 있어서다.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더 유리한 환경이란 얘기다.

멕시코 외교부장관을 역임한 호르헤 카스타녜다 뉴욕대 교수는 한 매체 기고에서 “바이든이 흑인과 히스패닉 유권자를 흥분시킬 이상적인 후보는 아니지만 트럼프를 물리치고, 사회·경제·정치구조를 개조할 연합을 이끌 능력이 있는 건 확실하다”며 “미국에 지금처럼 근본적인 변화와 건전한 리더십이 필요했던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트위터에 이날이 중국 ‘6·4 톈안먼(天安門) 민주화운동’ 31주년이라는 점을 거론, “세계가 평화로운 시위대의 안전과 권리에 대한 우려를 갖고 지켜보는 나라가 미국”이라며 “세계 속에서 우리 나라의 위상을 다시 찾을 날이 152일 남았다. 일을 시작하자”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압적 시위 진압을 에둘러 비판하며 정권교체를 위한 투표를 독려한 것이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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