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보우소나루, 역대 최악 대통령”…룰라 “탄핵해야” 퇴진운동 가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과 화상 인터뷰를 하고 있다. [CNN]

브라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실패와 부정부패, 민주주의 후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퇴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CNN 방송과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브라질 역사상 최악의 리더”라고 말했다.

특히, 룰라 전 대통령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 실패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코로나19에 책임감 있게 대처한 모든 주지사와 시장들은 (봉쇄 해제만을 주장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적이 됐다”고 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3일 오전 0시 40분(GMT, 그리니치 표준시) 기준 브라질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55만6668명으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 중이며 사망자 수도 세계 4위인 3만1278명에 이른다.

이처럼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하지만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보건당국의 지침을 무시한 채 자신의 지지자들이 하는 봉쇄 해제 요구 집회에 참석했고, 경제를 재개하는 데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요구한 주지사들과 수차례 충돌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무책임하고 신뢰할 수 없는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탄핵당해야 한다”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까지 브라질 야당이 의회에 제출한 대통령 탄핵 요구안은 35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탄핵 사유로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의회와 대법원을 폐쇄하라 요구하고 군부의 정치 개입을 촉구하는 시위에 참석해 연설하는 등 헌정 질서와 민주주의 제도를 위협한 것이 꼽혔다. 또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사정 당국의 측근 수사에 부당 개입하는 등 부정부패에 연루됐다는 것도 주요 탄핵 요구 사유 중 하나다.

아직 여론조사 결과는 탄핵 찬성 46%, 반대 50%로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약간 유리한 상황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탄핵 찬성에 대한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데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자진 퇴진을 요구하는 주장이 각계각층의 폭넓은 지지를 확보하며 정국에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지난달 30일에는 소셜네트워스서비스(SNS)에 ‘함께 가자 운동’이라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비판하는 자발적 모임이 결성돼 사흘 만에 22만4000여명이 서명할 정도로 폭발적 관심을 끌고 있다.

다음날엔 법학 교수를 포함한 법률 전문가 720여명이 ‘이제 그만!’이란 제목의 비판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브라질 현지 언론은 이와 관련해 1980년대 중반의 ‘지레타스 자(Diretas ja, ’지금 당장 직접선거를‘이라는 뜻)’로 불리는 민주화 운동 당시와 같은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도 전했다. ‘지레타스 자’는 군사정권 종식과 대통령 직선제를 이끌어낸 브라질 역사상 가장 중요한 시민운동으로 평가받고 있다. 신동윤 기자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