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의 허가를 받아 재단법인 성림문화재연구원(원장 박광열)이 지난 달부터 조사하고 있는 의성 대리리 44호분에서 삼국 시대 의성지역에서 볼 수 있는 독특한 무덤 형식인 ‘유사 돌무지덧널무덤’ 양식 추정 고분이 확인됐다.

돌무지덧널무덤(積石木槨墳)은 지하에 구덩이를 파거나 지상에 덧널을 짜 놓고 그 위에 돌무지와 봉토를 덮어 봉분을 만든 무덤 양식을 말하며, 유사 돌무지덧널무덤은 나무곽 주변을 강자갈이 아닌 깬돌(할석)으로 채우는 의성지역의 독특한 형식이다.

의성 대리리 44호분 발굴조사지

3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의성 대리리 44호분은 경북 의성군 금성면에 있는 모지산(해발 162.6m)을 중심으로 서쪽으로 길게 뻗은 능선과 그 비탈면에 분포하는 사적 제555호 ‘의성 금성면 고분군’에서 270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하나의 무덤 안에 있는 여러 곽 중에서 주인공의 주검을 넣은 으뜸덧널과 망자의 장식물이나 사후세계에 사용할 물건을 넣어두는 껴묻거리칸을 갖춘 봉토분이 추가로 확인됐다. 수십 년 전에 도굴이 있어 이후 오랫동안 방치되어 왔던 곳이다.

봉분의 지름 약 15m 정도의 중소형분으로 추정되며, 으뜸덧널은 벽석이 모두 없어지고 바닥에 깔았던 강자갈 시설과 유물 일부만 남아있는 상태이다. 으뜸덧널의 크기는 대략 길이 3.6m, 너비 1.5m로 추정된다. 나무뚜껑 위에 돌무지가 확인되는 것으로 보아 돌무지덧널무덤으로 추정되며, 뚜렷하지는 않지만 남아있는 벽석의 형태로 보아 이 지역의 독특한 무덤 형식인 유사 돌무지덧널무덤으로 보인다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으뜸덧널은 지표에서 ‘L’자 형태로 파고, 무덤 바깥에 둥글게 둘레돌을 놓은 다음 그 안을 강자갈로 채워 기초 시설을 마련하여 땅 위로 쌓아 올렸다. 대부분의 유물이 도굴로 없어졌지만, 뚜껑이 있는 목긴항아리, 굽다리접시, 꺾쇠, 큰 칼 등의 유물이 발굴됐다.

으뜸덧널의 북동쪽에서 확인된 껴묻거리칸에서는 굽다리접시와 뚜껑, 그릇받침, 귀달린항아리 등 다양한 종류의 의성지역양식 토기류가 50여 점 이상 확인됐다.

대리리 44호분은 사적으로 지정된 의성 금성면 고분군 범위 밖에 위치하지만 같은 형식의 고분군임을 확인하였으며, 의성지역만의 독특한 무덤 형식과 토기 양식을 규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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